수감 중 '그알' 시청한 박철민 '조폭 연루설' 엮을 결심
지난해 11월 박철민 1심 판결문에 상세히 적시
"이재명 낙선시켜 반대 후보 측의 비호 받을 것"
박, 이준석에 함께 폭로하자고 서신 통해 제안
이준석 설득하며 "국민의힘이 돕겠다고 했다"
장영하 무죄 선고 재판부 "언론 통해 뇌물 공여 인식"
박, 이준석 변호사 등에 문자 보내 "10억 정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2018년 7월 21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이 제기한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과 3년 뒤 장영하 변호사가 주장한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은 "시기도 내용도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밤 10시 37분 처음 SBS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가 23일 오전 9시 31분 수정된 성명 중 해당 대목은 다음과 같다.
'그알'은 장 씨의 주장을 인용 보도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3년 전, '파타야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재판 기록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들을 확인해 보도한 것이다. 이러한 의혹들은 '그알' 방송 이전부터 이미 타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의혹들로, 해당 방송은 이를 공론화하고 검증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언론의 고유한 기능인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으로 장 씨의 주장과는 시기도 내용도 전혀 무관하다. 심지어 해당 피디가 장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증언을 할 정도로 '그알'의 내용과 장 씨의 주장은 궤가 전혀 다른 사안이다.
국민의힘도 지난 23일 미디어특별위원회 논평을 통해 이번 사안을 "명백한 언론 개입이자 편집권 침해"라면서 해당 방송은 "2015년 파타야 살인사건을 독자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을 보도한 것으로, 시기와 내용 모두 장 변호사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법원의 장 변호사 유죄 판결이 곧바로 그알 보도가 틀렸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에 이어 22일 두 번째로 소셜미디어에 또다시 "권리에는 의무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특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판하고 나섰지만 SBS 사측이나 노조 모두 24일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24일 밤 늦게 엑스(X·옛 트위터)에 "'그알'을 보고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해 윤석열을 뽑았다"는 내용의 SBS 시청자 게시판 글을 공유하며 "진위는 잘 모르겠지만 이 글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엄중하다"고 적었다. 이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정치인을 악마화한 조작 보도로 주권자의 선택을 바꾼 것은 명예훼손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의 국민주권을 탈취하는 선거 방해이자 민주주의 파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한 걸음 나아가 "방송의 제작·송출 관련자들이 사과할 대상은 정치인 이재명보다, 대통령 선택권을 박탈당하거나 반대의 선택을 강요당한 대한민국 주권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이나 시민사회, 진보진영에서는 '그알'의 조폭 연루설과 장 변호사의 조폭 연루 주장이 '한몸'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봉지욱 기자는 24일 유튜브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그알'과 박철민을 변호하던 장 변호사의 조폭 연루설이 연결돼 있다고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파타야 살인 사건은 2015년 3월 김형진이 벌인 살인 행각인데 2018년 3월 베트남에서 체포돼 다음달 국내로 송환됐다. '그알'은 석 달 뒤 관련 내용을 처음 폭로했다. '그알'의 조폭 연루설은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이 국제마피아파 출신 이준석이 세운 '코마트레이드'에 사업적 특혜를 주고 뇌물을 받았다는 허위 주장을 얼개로 삼은 것이었다. '그알'은 자격기준에 미달하고 회계기록이 부실한 코마트레이드가 성남시 중소기업인대상 장려상으로 선정된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2명을 변호했던 이재명이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이 조직 출신이라는 걸 몰랐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철민은 국제마피아파의 일원으로 다른 사건에 연루돼 수감 중이던 이준석 코마 트레이드 대표에게 이재명의 연루설을 함께 폭로하자고 편지를 계속 보내 제안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네 뒤에 누가 있느냐, 그들이 사업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가, 감형도 해줄 수 있는가'를 물었다는 것이다.
박철민은 이 대표를 설득하는 과정에 국민의힘에도 손을 뻗쳤고, '이낙연 캠프', 심지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도 들먹였다는 것이 봉 기자의 전언이다.
박철민의 부친은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으로 당시 여당과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었고, 장 변호사와도 아는 사이였다.
이 과정에 이준석 대표는 박철민과 장 변호사를 고발했고, 검찰이 수사했는데 박철민만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장 변호사는 빠져나갔다가 나중에 이권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정신청을 통해 장 변호사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검찰의 수사 및 기소가 이뤄졌다.

1·2심 재판부 모두 국제마피아파 출신인 박철민이 이재명 낙선을 목적으로 장 변호사에게 허위 제보를 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장영하가 허위임을 몰랐을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그가 "해당 사실이 허위일 수도 있다고 용인한 채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봤고 대법원이 지난 12일 이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그뒤에도 장 변호사가 이준석 측에 이재명에게 돈을 건넨 게 맞는지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검증 노력 없이 허위사실을 공표했으며,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가 근소하게 낙선한 것을 볼 때 대선에 끼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철민은 이 대표를 설득하는 과정에 아버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준석 형님께서 만약 이재명 지사님의 비윤리적인 부분에 대하여 명확히 자료 준비를 해주신다면 합리적으로 형량 감축이라든지 어떤 방면에서든 이준석 형님께 확실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건가요"라고 묻고 "그것이 명확해야 이준석 형님께 말씀 올릴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 뒤 박철민은 이준석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1년 8월 19일 편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박철민이 '국민의힘'과 '캠프', 심지어 'V'란 표현까지 동원해 자신의 뒤에 든든한 뒷배가 있고 금전적 부분, 재판 부분 모두 도움을 주실 것을 약조했다고 큰소리 치는 내용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그알' 제작진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박철민의 허위 폭로 범행 결심에 상당한 정도로 기여했으며, 장영학 변호사의 1심 무죄 판결에 근거로도 사용된 것을 봤을 때 두 폭로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봉 기자의 결론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박철민 부자와 장 변호사의 연결 고리, 국민의힘 관계자, 검찰 관계자 등의 연결 고리에 대한 수사는 하나도 이뤄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박철민의 허위 폭로는 근거 없음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때마침 대장동 스캔들이 터져 '조폭 연루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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