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한국전력, 도서발전 노동자에 최하위 직급 제시

정소희 기자 2026. 3. 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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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과 고용노동부 시정지시로 불법파견이 확인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도서지역 전력공급 업무를 수행한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최하위 직급인 6급을 제안해 반발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30여년간 이어진 불법파견을 바로잡으라는 법원 판결과 노동부의 시정지시가 내려진 만큼,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4직급자와의 형평성을 맞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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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자문결과 기능직에 해당, 6급 제안” … 지부 “동일 업무 수행자는 4급” 반발
▲ 자료사진 정소희 기자

법원 판결과 고용노동부 시정지시로 불법파견이 확인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도서지역 전력공급 업무를 수행한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최하위 직급인 6급을 제안해 반발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30여년간 이어진 불법파견을 바로잡으라는 법원 판결과 노동부의 시정지시가 내려진 만큼,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4직급자와의 형평성을 맞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한전 내 유사직무 없어, 6직급에 해당"

24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공공운수노조 발전노조 도서전력지부 소속 조합원 193명에 대한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지부가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진정 사건에 대해 한전의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대표이사에게 시정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이들에 대해 고용 절차를 안내했다.

하지만 최근 지부와의 논의 과정에서 한전이 이들에게 6급 전환을 제안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전 관계자는 "노무·법무법인 자문 결과 채용 대상자들이 기능직에 해당하고, 한전 내 동일·유사 직무가 없다는 점에서 6직급 적용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5급은 기능사 이상의 자격증을 보유한 배전원이나 사무직군"이라며 "과거 도서지역에서 4급으로 근무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타 업무를 병행한 경우로, 현재 전환 대상자들은 발전소에서 기능 업무만 수행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에 따르면 6직급 재직자는 1천500여명으로 총무·영업·요금수금·기술·고객서비스·차량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냉·난방 설비나 건설기계를 운전하고 경미한 보수작업을 하는 기능직들이다.

5직급 배전원은 약 3천명 규모로 전기공사 산업기사 또는 전기기능사, 가공배전전공 이상 또는 지중배전전공 이상의 자격을 요한다. 배전선로 검사·점검과 단전 및 공급 재개를 지원하고, 고·저압 고장처리 업무를 맡는다. 4직급 중 전기(배전·송변전)직군 노동자는 6천여명이다. 전력선비 신증설과 운영, 개선업무, 전력품질 및 안전관리 업무를 맡는다. 전기분야 학사학위 소지자 또는 전기분야 산업기사이상 자격증 소지자가 지원할 수 있다.

"한전, 파견법 위반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

지부는 한전의 6급 전환 제안이 법원 판결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시정지시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서지역에서 동일 업무를 수행한 4직급자가 있었던 점과 전환 대상자의 상당수가 근무 기피지역인 섬에서 최소 4년에서 최대 40여년 근무한 경력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과거 한전 하청업체 소속으로 28년간 불법파견 상태에 놓여 있었고, 소송을 계기로 2024년 8월부터 실직했다. 1심에 이어 광주고등법원도 지난 1월 한전과 노동자, 위탁업체 간 파견근로관계 성립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광주고법 판결로 원고 126명 중 38명은 한전 근로자 지위가 인정됐고, 나머지 88명은 한전이 고용 의사를 표시하도록 했다.

사건을 대리한 김덕현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6직급 적용은 조합원들이 수행해 온 업무와도 맞지 않는다"며 "사용자가 우월적 지위에서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하는 현재 방식은 파견법 위반에 대한 시정이나 책임 이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전으로 인해 해고된 기간의 임금과 한전 노동자로서 받았어야 할 임금 차액까지 고려하면 이번 제안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며 "해고 상태를 지렛대로 사용자에게 유리한 근로조건을 강요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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