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고유가 덮친 항공업계…비운항·요금인상 확산

우현명 기자 2026. 3. 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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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고유가 여파가 국내 항공업계를 덮치면서 항공사들이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자 항공사들은 노선 축소와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항공사들은 "사업계획 변경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과 환율 부담이 겹치면서 탑승률이 낮은 노선부터 운항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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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저수익 노선 한시 비운항
대한항공, 연간 항공유 최대 50% 헤지…고유가 리스크 대응
유류할증료 3배 인상에 정부 자제 요청…업계 "자구책 한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고유가 여파가 국내 항공업계를 덮치면서 항공사들이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자 항공사들은 노선 축소와 비용 절감에 나섰다.

특히 일부 LCC(저비용항공사)는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비운항에 돌입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4월 12,19일과 5월11일 예정됐던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비운항한다고 공지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국내 항공사로서는 3번째다.

앞서 에어부산은 4월 부산~괌, 다낭 등 일부 노선을 한시적으로 중단했고 에어로케이도 4~6월 청주발 클락, 울란바토르 등 국제선 4개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줄였다.

이에 대해 항공사들은 "사업계획 변경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과 환율 부담이 겹치면서 탑승률이 낮은 노선부터 운항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항공사(FSC)들은 재무적 대응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연간 약 3050만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해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약 305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대비해 연간 예상 사용량의 최대 50% 범위 내에서 '제로 코스트 칼라(Zero Cost Collar)' 방식의 헤지(위험 회피) 상품을 활용, 유가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예상 유류소요량 약 1200만배럴 가운데 30% 수준인 360만배럴에 대해 지난해 말까지 유가 헤지 계약 체결을 마쳤다. 이를 통해 최근과 같은 유가 급등 국면에서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LCC도 각자 고유가 대응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중장기 대응에 무게를 두고 2030년까지 연료 효율이 높은 신조기로 기단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20일에도 차세대 항공기 B737-8 10호기를 구매 도입했다. 동시에 가격이 저렴한 시점에 항공유를 미리 확보해놓는 '인투 스토리지(Into Storage)'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전 노선 수익성을 점검하는 한편 시장 수요와 유가 흐름에 따라 노선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7~13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418.43센트로 전월 평균 대비 97.0%, 전년 평균 대비 102.4% 급등했다.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도 전가되는 양상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 달 발권분부터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인상한다. 대한항공은 편도 기준 최대 30만3000원, 아시아나항공은 25만1900원까지 올릴 예정이고 LCC들도 일제히 3배 안팎의 인상을 예고했다.

이처럼 항공업계 전반이 고유가 충격에 대응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기조는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12개 항공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실질적 지원책 대신 유류할증료 인상 자제를 요청하면서 국민 부담 최소화를 강조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비축유 적기 방출이나 항공유 관세 면제 등 지원을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자구 노력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