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위원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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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검찰이 해체됐다고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을 보니 2017년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1년 간 함께 활동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검찰 출신 외부위원으로 유일하게 참여했던 나는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 장기연수 시절 파리지방검찰청과 파리지방법원에서 4개월 간 외국 사법관 시보로서 대륙법계 원조인 프랑스 형사사법 실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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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지식 없는 무능한 전문가 오만이 법치주의 파괴
이로 인한 사회적 재앙,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검찰이 해체됐다고 환호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을 보니 2017년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1년 간 함께 활동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검찰 출신 외부위원으로 유일하게 참여했던 나는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 장기연수 시절 파리지방검찰청과 파리지방법원에서 4개월 간 외국 사법관 시보로서 대륙법계 원조인 프랑스 형사사법 실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주 프랑스대사관 법무협력관으로 2년간 근무하는 동안 프랑스 법무부와 법원 검찰의 고위간부들과 자주 만나면서 수사와 재판실무, 형사정책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눌 기회도 있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김종구 전 법무부장관이 주도한 《검찰제도론》집필에 참여했고 나름대로의 개혁방안을 정리해 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위원회 활동을 통해 제대로 된 검찰개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검찰제도의 기본도, 수사실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위 개혁파 위원들의 목소리가 커져 갔고 이들과 싸우느라 심신이 지쳐갔다. 김 의원은 Police와 Justice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1895년 재판소구성법 당시부터 사용된 '사법경찰' 용어에서 왜 '사법'경찰이라고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은 범죄발생시를 기준으로 구분하고 범죄 발생 이전의 예방(치안) 단계는 행정경찰의 영역이고, 범죄발생 이후의 수사단계는 사법권의 영역이기 때문에 사법경찰이라고 한다. 사법경찰이 검사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 이유는 인사권을 가진 행정경찰 수장이 사법경찰 수사에 개입하게 되면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어 독립된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한 것이 제도적 배경이다. 《검찰제도론》을 읽어보라고 권유했지만 관심이 없었고 경찰이 만들어낸 수사권 기소권 분리론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1호가 공수처 신설이고 검경 수사권조정이다. 공수처는 예산먹는 하마가 되어 버렸고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의 적체로 형사사법은 붕괴 직전이다. 검찰이 해체되고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까지 박탈해 버렸으니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김 의원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들은 소위 '사법개혁'의 이름으로 공청회 한 번 없이 법왜곡죄를 신설했고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제 도입까지 밀어붙였다. 사법경찰 개념도 모르던 김 의원이 권력을 잡으니 역시 완장의 위력은 무섭다. 허술한 사법부 독립 보장 제도가 우리 민주주의에 숨겨진 시한폭탄이었고 헌법상 제도적 허점을 노린 세력들이 법치주의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쓴다'는 대한변협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서울변호사회는 형사성공보수 부활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법학교수들도 꿀 먹은 벙어리이고 전현직 고위직 판사 검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있다.
인식론적 오만이란 우리 지식의 한계에 대해 교만한 것을 말한다. 인식론적 오만은 알고 있는 것을 과대평가하게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의 범위를 축소시켜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무능함을 포장한 빈껍데기 전문가의 오만은 더욱 문제다. 로마의 시인 루크레티우스는 "어리석은 자들은 자기가 보았던 가장 높은 산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함무라비법에 "건축업자가 집을 지었는데, 그 집이 무너져 거주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건축업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다. 형사사법제도와 법치주의가 무너지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각오는 되어 있는가.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MK 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