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앓는 소리‘ 나와도…’윤석열 감세 혜택’ 비싼 집에 커져

최근 서울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8.67%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유세 부담에 대한 집주인들의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윤석열 정부가 마련해둔 재산세 과표상한제,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향 등 겹겹의 보유세 인하 장치들이 작동하고 있어 실제 보유세 인상 효과는 공시가격 상승률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감세 꾸러미’ 가운데 대표적인 장치는 2024년 도입된 ‘재산세 과표상한제’다. 재산세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과표) 상승률을 전년 대비 최대 5%까지 제한하는 제도로, 2023년 거대 양당 합의를 거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로 인해 아무리 공시가격이 올라도 세금에 반영되는 비율은 5% 이하로 제한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집값이 많이 오른 고가주택일수록 세금 할인 혜택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예컨대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34억3600만원에서 올해 45억6900만원으로 33% 올랐지만, 재산세 과표는 단 5%만 오른다. 과표상한제가 없었다면 이 집 과표는 집값을 따라 20억5605만원(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올라야 하는데, 실제 올해 과표는 16억4900만원에 그쳤다. 그 결과 줄어드는 재산세 결정세액만 250만원이 넘는다.
반면, 공시가격이 5억2400만원에서 5억5800만원으로 6.5% 오른 서울 노원구 풍림아파트 전용 84㎡는 과표상한제 적용으로 268만원의 과표를 할인받고, 재산세 결정세액은 1만원 감소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고가주택에 집중되는 세 부담 감면 효과가 해가 지날수록 급격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재산세 과표상한제는 ‘전년도 과표’를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감세 효과가 누적적으로 커지게 된다. 한국도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11차 전용 183㎡ 보유자는 2024년에 95만원의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았으나, 5% 제한이 일종의 ‘복리 효과’를 보이면서 감면 세액이 2025년 317만원, 2026년 875만원으로 크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이 주택의 공시가격이 2024년 14.9%, 2025년 25%, 올해 44.9% 등 가파르게 올랐음에도 과표는 매년 5%씩만 올라, 공시가격과의 격차가 해마다 벌어진 탓이다.

보유세액을 결정짓는 다른 변수인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반영 비율)도 윤석열 정부 때 대폭 인하된 수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과세표준을 정부 재량으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 조정하고자 만든 ‘할인율’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 80%였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매년 5%포인트씩 올려 95%까지 인상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를 60%까지 내렸다. 2009년 도입 이후 내리 60%로 유지됐던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에 한해 45%로 대폭 인하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바로잡을 수 있는 만큼, 내년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전에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시가격에 실제 시세를 얼마나 반영할지 정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4년째 69%로 동결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2020년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통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려 시세의 90%에 도달하도록 설계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현실화율을 현재 수준으로 끌어내린 바 있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주택을 보유할 때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공제액을 각각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크게 늘려준 것도 윤석열 정부 때의 일이다. 국토부가 추산한 서울 송파구 송파잠실엘스 전용 84㎡(공시가격 23억3500만원)의 종부세액은 382만원에 이르는데, 국세청 홈택스 모의계산으로 부부 공동명의 공제를 적용해보니 세액이 인당 43만원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보유세 부담에 대한 불만 섞인 언론 보도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실제로는 고가주택 보유자들도 각종 공제를 받아 세 감면을 받는데다, 이미 윤석열 정부 당시 설계한 제도들로 인해 상당 부분 할인된 수준”이라며 “오히려 지금은 지난 정부에서 도입된 각종 감세 장치들을 하나씩 정상화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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