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 숙소에 ‘장애인시설 의무’ 규정…인력 유치 ‘발목’

장재혁 기자 2026. 3. 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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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풍양농협(조합장 송영철)은 전남도와 고흥군의 지원을 받아 풍양면 공판장 부지에 공공형 계절노동자를 위한 기숙사를 신축하고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전남 무안군에 건립된 농업노동자 기숙사(수용 인원 48명)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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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인 이상 사용하는 기숙사
엄격한 장애인시설 의무조항에
이용자 없는 설비 추가설치 부담
계절노동자 기숙사 건축 걸림돌
“정부, 불합리한 규제 완화해야”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전남 고흥군 풍양농협의 공공형 계절노동자용 숙소. 당초 30명(방 8개)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을 예정이었지만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규정으로 수용 인원을 24명(방 6개)으로 줄였다.

“외국인 노동자가 쓸 숙소라 장애인이 이용할 일이 없는데 관련 시설을 갖추라는 게 맞는 건가요?”

전남 고흥 풍양농협(조합장 송영철)은 전남도와 고흥군의 지원을 받아 풍양면 공판장 부지에 공공형 계절노동자를 위한 기숙사를 신축하고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333㎡(100평) 규모에 2층 건물로 원래는 30명(방 8개)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고흥군에서 30명 이상 시설의 경우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수용 인원을 24명(방 6개)으로 줄였다.

송영철 조합장은 “계절노동자를 찾는 농가가 많아 올해 도입 인원을 30명으로 늘릴 계획이었는데 숙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난해와 같은 20명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나중에 도입 인원을 확대하려면 기숙사 건물이 있는데도 추가로 방을 구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공공형 계절근로제가 정착되면서 참여 농협들은 도입 인원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위해 노동자용 기숙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불합리한 규제가 농촌인력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30인 이상이 사용하는 기숙사 등 숙소는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야 한다. 약자들이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장애인이 한명도 없는 시설에까지 과도하게 법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장애인등편의법’엔 대상 시설의 용도 등에 따라 적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현실적으론 적용이 어려운 구조다. 적용 완화를 위해선 승인신청서 접수 후 장애인복지 전문가(3인 이상)의 의견을 청취하게 돼 있는데 이 과정을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남 무안군에 건립된 농업노동자 기숙사(수용 인원 48명)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계절노동자 숙소 공사를 다수 진행한 건축사무소 관계자는 “적용 완화를 수차례 건의했지만 의견 청취 대상인 장애인단체에서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해 승인을 신청할 엄두도 못 냈다”며 “장애인이 이용하지 않는데 관련 시설을 갖추려면 비용이 더 드는 것은 물론 실제 이용자가 사용할 공간이 줄어 불편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계절노동자 숙소 마련은 사업 운영 농협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것 중에 하나다. 외국인 기피로 임차시설을 구하기 어렵고 비용도 연간 수천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큰 결단을 내리고 기숙사 건립에 나선 농협들이 불합리한 규정으로 인해 계절노동자 확대 등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조합장은 “자체 기숙사를 마련하면 임차료를 줄이고 그만큼을 노동자 임금 낮추는 데 활용해 농가에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농협들이 기숙사 건립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가 큰 틀에서 장애인단체 등과 협의해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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