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버티던 '마약왕' 박왕열, 이 대통령 요청 3주 만에 국내 송환

최규진 기자 2026. 3. 25.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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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용의자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활동
필리핀 정상회담서 임시 인도 요청
"초국가 범죄 근절 강력한 의지"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알려진 박왕열〈웨이브xJTBC '악인취재기' 캡처〉
필리핀에서 수감 중이던 '마약왕' 박왕열이 오늘(25일) 새벽 국내로 전격 송환됐습니다. 지난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용의자이자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지목된 인물로, 양국 간 합의에 따른 '범죄인 임시 인도' 방식으로 송환된 것입니다.

청와대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오늘 새벽 필리핀에 수감 중인 일명 마약왕 '전세계'로 알려진 박씨를 국내로 전격 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일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범죄인 임시 인도를 요청한 지 22일 만입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수차례의 외교·사법적인 노력에도 9년 넘게 난항을 겪어오던 박 씨의 송환은,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외교적인 노력에 따른 결실”이라며 “해외에 숨어 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 두 차례 탈옥해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2020년 10월 다시 검거됐고, 2022년 10월 필리핀 당국에 붙잡혀 징역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특히 박 씨는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국으로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을 공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2023년 JTBC 보도를 통해 필리핀 교도소에서 사실상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박씨의 국내 송환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실제 송환은 쉽지 않았습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18년 박왕열에 대한 인도를 요청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이를 보류했습니다. 한·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현지 사법 절차가 종료돼야 송환이 가능하다는 이유입니다.다만 양국이 합의할 경우 '임시 인도'를 통해 형기와 별개로 한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범죄자 임시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4일 필리핀 동포 간담회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서도, 계속 텔레그램을 이용해 한국으로 마약을 수출하는 '박*열'이라는 사람이 있다. 교도소로 애인을 불러 논다고 하더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서 이 사람을 수사해 처벌하겠다는 것”이라며 “마르코스 대통령도 이른 시일 안에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행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국내에 송환된 박씨를 수사기관에 즉시 인계해 국내 마약 밀수입, 유통, 판매 협의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박씨가 가담한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취득한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환수한다는 방침입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박씨가 압송되는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초국가 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며, 범죄자가 지구상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도록 국제 공조망을 더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도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마약 등 초국가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엄단하고,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단호하고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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