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로 민생지원금 지급 검토

김두수 기자 2026. 3. 2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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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비상대응체계 가동
석유최고가격 인상 불가피
기름값 담합 일벌백계 당부
李대통령, 조속 추경 강조
세금으로 퍼주기 시각 거론
“돈 안쓰는 게 무책임한 일”
자료사진 / 아이클릭아트

정부가 중동전쟁 확대·장기화에 전방위 대응 일환으로 비상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키로 방침을 정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 불안이 확대일로로 치닫게 되자 정부가 초강경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의 확대·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제 에너지 기구들도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달 용기부터 의료 도구까지 일상에서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 부처는 수급 우려 품목을 포괄적이고 꼼꼼하게 점검하고, 대체 공급선 등을 세밀히 파악해달라.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을 철저히 수립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는 27일엔 석유 최고가격 2차 고시가 예정돼 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올라 최고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국민 삶에 미칠 충격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검찰이 (어제)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는데,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특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서도 정부 유관 부처에 신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의 충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전시 추경' 편성과 처리는 빠를수록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규모에 있어서도 미리 전체 규모를 정해놓고 각 사업을 억지로 꿰맞추기보다는 실제 현장의 필요를 충실하게 반영해 적정 수준으로 편성해야 한다. 지금은 재정을 아끼는 것보다 어렵고 필요한 곳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야 골목상권에 돈이 빨리 돌고 경기 순환에 도움이 된다"며 지역화폐를 이용한 민생지원금 지급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 많이 쓰지만, 부자들한테는 100만원을 줘 봐야 안 쓴다. 어려운 사람들에 돈을 더 많이 지급하는 것은 동정심에서가 아니다. 경제정책상 필요한 일"이라면서 차등 지급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세금으로 퍼주기를 한다'는 일각의 시각을 거론하면서 "이는 정치적 선동 때문에 생긴 오해다. 원래 정부는 국민에게 돈을 쓰는 것이다. 세금도 잘 쓰기 위해 걷는 것이다. 아껴서 저축하는 게 정부 기능이 아니며 이런 상황에서 안 쓰는 것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영양실조에 걸리면 돈을 빌려서라도 영양을 보급해야지 어려울 때 허리띠를 졸라매면 큰일 난다. 퍼주기가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만약에 초과 세수가 없었다면 빚을 내서라도 추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행히 이번엔 초과 세수가 있어 빚내지 않고 하는 추경"이라고 설명했다.

지역화폐 등 직접 지원이 아닌 유류세 인하 등의 카드가 낫지 않느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이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인데, 유류세를 깎아주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진다. 그래서 일부는 세금을 깎아주되 일부는 재정지출을 통한 직접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