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치솟는 난방유·비료값에…하우스 기름 체크하며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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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농가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난방유 가격에 기름을 최대한 아껴 써 가며 '눈물나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배를 타고 수시간씩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도 높은 기름값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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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육지보다 더 부담…3월 어획 시기인데 조업 포기해야할 판
매출 20~30% 유류비 지출, 출항 할수록 손해…정부 비축유 지원을

배를 타고 수시간씩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나주시 동강면 대지리에서 1만2000평 규모 방울토마토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이랑기(60)씨는 24일 “난방유 가격은 곧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토로했다.
한달 기름값만 족히 1억원에 달하는데, 최근 난방유 가격이 15% 이상 뛰면서 이달에만 수천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겨울 한파에 이어 3월에도 꽃샘추위가 이어지면서 하우스 내부 온도를 맞추는 것 자체가 버거워 생육에 필요한 25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냉해를 피할 수 있는 13~14도를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개체는 저온을 견디지 못해 줄기가 말라버리거나 생장점이 죽어버려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줄기를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씨는 “온도를 못 올리니 토마토가 제대로 크지 않아 크기가 60% 수준에 그친다”면서 “상품 품질 저하 우려는 물론이고 출하까지 걸리는 기간도 평소보다 3개월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1만ℓ를 들여와도 일주일을 버티기 어렵다. 밤에는 여전히 쌀쌀한데 난방을 충분히 못 하니 작황이 더 나빠질까 걱정”이라며 “방울토마토 가격은 ㎏당 4400원 선으로 평년보다 2000~3000원여 낮다. 이대로라면 키워봐야 빚만 늘어날 판이다. 주변 농가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인근 농가 강성곤(52)씨도 “최근 과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난방유뿐 아니라 비료값까지 30여% 오르면서 생산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경유 가격까지 올라 운송비 부담이 더해지면서 매출이 월 500여만원은 줄었다”고 호소했다.
배를 타고 수시간씩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도 높은 기름값에 허덕이고 있다.
신안군 흑산면에서 전복 양식과 어업을 병행하는 박춘배(51)씨는 “섬 지역이라 육지보다 유류 부담이 훨씬 크다”고 했다.
2시간 조업에 기름 200ℓ가 소요돼 18여만원이 드는데, 수협에서 다음달 1일부터 29여만원으로 오르니 미리 대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박씨는 “여름철 오기 전 3개월이 어획량이 많은 시기인데 이대로면 단가가 맞지 않아 조업을 포기하고 양식만 해야 할 상황”이라며 “단기간이면 감수할 수도 있겠지만 부담이 너무 크다. 섬 지역 기름값이 육지와 비교해서도 훨씬 비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15년째 여수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윤도인(48)씨는 선박 3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조업에 나서는 배는 1척뿐이다.
윤씨는 “요즘은 기름값이 너무 올라 배를 띄우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한번 출항할 때마다 매출의 20~30%가 기름값으로 나가고, 5t급 어선 기준으로 한달 기름값만 2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이 더 오르면 조업에 안 나가는 게 나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민들은 가격을 결정할 수 없는 1차 산업이라 사실상 버는 만큼 먹고사는 구조인데, 지금은 수산물 소비까지 줄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비축유를 활용해 유류비 부담을 낮추는 등 한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수=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나주=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여수=김혜림 기자 bridg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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