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연결로 한·베트남 산업·문화 교류 펼쳐나갈 것"

김중걸 기자 2026. 3. 24. 22: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안 프엉 란 주부산베트남 총영사
경제외교 전문가, 첫 공관장 부임
부울경 13만 교민 보호·쉼터 역할
조선·해양·AI 등 산업 파트너십
부산국제영화제로 영화의 다리 구축
베트남 2045년 고소득국 도약할 것
도안 프엉 란 주부산 베트남총영사관 총영사는 부산의 역할을 "양국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라고 표현했다.

"부산은 베트남과 한국을 잇는 또 하나의 다리입니다." 도안 프엉 란(DOAN PHUONG LAN) 주부산베트남 총영사(50)는 인터뷰 내내 부울경 지역을 향한 애정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해 3월 부산 해운대에 문을 연 주부산 베트남 총영사관은 한국 내 두 번째 베트남 외교 공관이다. 총영사관 개관 이후 약 8개월이 흐른 지금, 그는 "문서로만 보던 양국 협력 관계를 부산에서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서 체감한 한·베트남 협력 온기

도안 프엉 란 총영사는 베트남 외교부에서 29년 넘게 근무한 경제외교 전문가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태어나 베트남 외상대학교와 일본 국립정책대학원에서 대외경제와 공공정책을 전공한 그는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외교관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외교관은 단순히 외교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협력과 국가 발전을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며 "전공과 경험을 살려 경제외교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다"고 말했다. 도안 총영사는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부국장, 주영국 북아일랜드베트남대사관 참사관, 베트남 외교부 행정재무국장 대리, 경제국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은 그에게 낯선 나라가 아니다.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도안 총영사는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 회의'를 베트남에서 개최하기에 앞서 포럼 개최 경험이 있는 한국을 방문해 한국 외교부와 협력을 했던 일이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16년 전쯤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외교부의 포럼 개최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해 줘 베트남 '세계경제포럼이 매우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이 포럼은 당시 베트남에서 열린 국제 경제 행사 중 가장 많은 외국 기업이 참가한 행사였다"며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기억과 경험을 가지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도안 총영사는 주영국베트남 대사관 참사관 등 해외외교사절로 근무한 적은 있지만 해외공관장으로 외교무대에 선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그는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국장을 거쳐 부산에서 베트남 외교의 책임자로 부임한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외교부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며 여러 나라를 경험했지만 부산에서 느낀 인상은 매우 특별하다. 총영사관을 처음 준비할 때 총영사관 사무실을 찾는 과정에서도 부산 시민들과 한국 친구들이 큰 도움을 줬다. 이웃처럼 관심을 보여주고 도와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단순한 외교 문서 속 표현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관계로 이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영남권 베트남 교민 10만명의 집, 총영사관

주부산베트남총영사관의 관할 구역은 부산을 비롯해 울산, 대구, 경남·경북, 제주까지 한국 남부 대부분 지역을 포함한다. 이 지역에는 약 13만명의 베트남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 있는 전체 베트남인(35만여명)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도안 총영사는 "총영사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교민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이들이 지역 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총영사관이 교민들에게 신뢰받는 안식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안 프엉 란 총영사가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면담을 하고 상호간 우호 증진을 다졌다. / 경남도

또 다른 역할은 한국 동남권과 베트남 간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는 "부산·울산·경남은 한국 경제의 핵심 산업 벨트이며 베트남과 협력할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라며 "지방정부와 기업 간 교류를 통해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총영사관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조선·해양·AI까지… 산업 협력 가능성

부울경은 조선·해양·기계 산업의 중심지다. 베트남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제조업과 해양 산업을 기반으로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도안 총영사는 "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산업 협력을 이어왔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AI),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부산은 해양 도시이고 울산과 경남은 조선과 기계 산업의 중심지이다. 이러한 산업은 베트남과도 연계 가능성이 크다. 기존 산업뿐 아니라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동반자 관계 격상 이후 핵심 파트너로

베트남은 지난 몇 년간 세계적인 격변과 도전 속에서도 8% 내외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베트남 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는 새로운 시대 베트남의 발전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정치 행사였다. 지난 5년간의 발전 과정을 결산하고 앞으로 5년의 목표와 과제 설정과 21세기 중반까지의 국가 발전을 위한 전략적 사고와 비전, 방향을 정립했다. 당대회는 향후 베트남의 발전 목표로 평화롭고 안정적인 환경 유지, 신속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 및 확고한 조국 수호, 국민 생활 전면적 개선·향상을 제시했다.

민족의 새로운 시대에 발맞춘 전략적 자주, 자립, 자강과 강력한 전진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현대적인 산업을 갖춘 고중소득 개발도상국으로 도약하고,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이 되겠다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평화, 독립, 민주, 부강, 번영, 문명, 행복을 누리며 사회주의를 향해 굳건히 나아가는 베트남을 건설할 것이다. 구체적인 지표로는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GDP 성장률 10% 이상 달성, 2030년까지 1인당 GDP 약 8500달러 달성, 인간개발지수(HDI) 약 0.78 달성을 목표로 매진한다는 각오로 한국 남부지역과의 경제 협력에 기대하고 있다.

부산과 베트남을 잇는 '영화의 다리'

경제 협력 못지않게 그가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문화, 특히 영화다. 부산은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도시다. 베트남 영화계 역시 최근 BIFF를 통해 국제 영화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베트남 영화의 밤' 행사가 열려 영화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도안 총영사는 "베트남도 다낭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며 영화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부산과 베트남은 영화 분야에서 서로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베트남은 최근 문화 발전 전략을 통해 영화 산업을 국가 소프트파워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도안(왼쪽 네 번째) 주부산베트남 총영사가 지난해 12월 김두겸 울산시장과 면담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울산시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 산업의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앞으로 부산에서 베트남 영화 상영이나 영화제 개최 등 다양한 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부산영상위원회의 아시아영화학교(AFiS)에 베트남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화는 문화 교류의 가장 강력한 언어다. 부산과 베트남 영화인들이 함께 작업하고 경험을 나누면 양국 영화 산업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에서 인기 높은 한류

베트남에서 한류의 인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도안 총영사는 "베트남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이 매우 인기 있다"며 "우리 가족 중에도 한국 가수와 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는 조카가 있다"며 웃었다. 그는 한류가 단순한 문화 유행을 넘어 국가 브랜드와 산업 경쟁력까지 높이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어떻게 한류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켰는지 매우 궁금하다. 한국 영화와 패션도 매우 인상적이다." 도안 총영사의 가족은 남편과 자녀 2명이 있다.

부산은 베트남·한국 연결하는 중요한 도시

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이자 동북아 해양 관문이다. 동시에 베트남과의 교류가 가장 활발한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도안 총영사는 부산의 역할을 "양국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라고 표현했다. "부산에는 많은 베트남 교민이 살고 있고 기업 교류도 활발하다. 주부산베트남 총영사관은 교민 사회는 물론 부울경 등 총영사관 관할 지역 사회, 그리고 베트남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부산과 베트남 지방 도시 간 협력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 협력은 물론 문화와 관광,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가장 중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외교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부산에서 지낸 8개월 동안 그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것도 바로 사람들의 따뜻함이었다. 부산 시민들의 친절과 협력 의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런 인간적인 교류가 양국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주부산 베트남 총영사관은 막 첫걸음을 뗐다. 그러나 도안 프엉 란 총영사의 말처럼, 이미 부산에서는 외교 문서보다 더 강한 '사람의 연결'이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그 연결의 중심에는 교민 사회와 산업 협력, 그리고 영화와 문화가 있다. 부산과 베트남이 만들어 갈 새로운 교류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

도안 프엉 란 프로필
* 학력
1992∼1997 베트남 외상대학교(Foreign Trade
University)·국제경제학 학사
2000∼2001 일본 국립정책대학원(GRIPS)·공공정책학 석사

* 경력
1998~2008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사무관
2008~2010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국장보
2010~2013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부국장
2013~2016 주영국 북아일랜드 베트남 대사관 참사관
2016~2020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부국장
2020.1~2023.6 베트남 외교부 행정재무국 부국장
2023.6~2023.11 베트남 외교부 행정재무국 국장 대리
2023.11~2025.4 베트남 외교부 경제국 국장
2025.6~ 현재 주부산 베트남 총영사관 총영사
 

Copyright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