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은 상선, 침대엔 프로포폴 좀비”…‘10억 투약’까지 적발 없어
[앵커]
이른바 프로포폴 장사에 나선 병의원들 실태는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프로포폴 맞는 데 10억 원 넘게 썼다는 30대 여성은, 의사가 중독을 부추기고, 병실엔 좀비 같은 중독자들이 가득했다고 저희 취재진에게 털어놨습니다.
이런 걸 막아야 할 감시 체계는 아주 허술했습니다.
심새하, 이형관, 두 기자가 연이어 보도합니다.
[리포트]
'피로에 좋다'는 말에,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습니다.
[A 씨/프로포폴 상습 투약 : "(프로포폴) 한 번 맞으면 좀 개운해진다. 숙취도 해결된다 그래서…."]
'잠깐의 휴식'이라 여겼던 프로포폴.
하지만 투약이 반복될수록 몸에 내성이 쌓였고, 한두 번 주사론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아다닌 게 5년이 넘었습니다.
[A 씨/프로포폴 상습 투약 : "A 병원에서 맞고 B 병원 예약해서 또 맞고…. 30회까지 받았던 것 같아요, 하루에…."]
A 씨는 프로포폴을 더 맞기 위해 미용 시술 횟수도, 부위도 점점 늘렸습니다.
의사들도 적극적이었습니다.
'리프팅' 같은 얼굴용 시술을 배나 팔뚝에도 처치해 줬고, 그때마다 프로포폴이 따라왔습니다.
[A 씨/프로포폴 상습 투약 : "들어가면, 베드(침대)가 10~15개 이렇게 쭉 놓여 있어요. 죄다 프로포폴 맞는 사람들이거든요. 약간 그 좀비 같다."]
기억 상실, 구토 등 중독 증세가 역력했지만, 투약을 말리는 의사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A 씨/프로포폴 상습 투약 : "화장실 가다가 쓰러지고 아예 기억 안 날 정도로 막 토하고 그래도 '진정될 때 나가라' 하면서 '아 제가 진정됐습니다' 하면 또 놔주고 놔주고..."]
최근 5년 A 씨가 적발된 투약 횟수만 720여 차례.
쏟아부은 돈은 10억 원이 넘습니다.
[A 씨/프로포폴 상습 투약 : "(의사를) '상선'이라고 불러요. 왜냐하면 의사들이 팔고, 의사들이 오게끔 만들고, 중독을 시키고 이렇기 때문에."]
A 씨는 지난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현재 또 다른 투약 혐의로 다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A 씨/프로포폴 상습 투약 : "몸이 많이 망가지고 중독으로 가족들과도 멀어질 때가 있었고. 진짜 생각하면, 돌아갈 수 있다면, 끊고 싶어요."]
KBS 뉴스 심새하입니다.
[리포트]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어떻게 이렇게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까요?
식약처가 2020년에 세운 '프로포폴 사용 기준'입니다.
투약 횟수는 월 1회를 넘기지 말고, 투약 이력을 확인한다는 건데요.
식약처는 각 병원에서 환자에게 '월 1회' 넘게 투약했는지 점검하지만 환자 입장에선 병원을 옮기면 그만이고, 의사들도 자기 병원에서만 이 기준을 지키면 됩니다.
[○○피부과 상담실장/음성변조 : "다른 병원에 갔다 오셔도 상관없으세요. 저희가 그거는 (월 1회) 지키고, 그 외의 것들은 (원하시는 대로)…."]
또 다른 기준인 '투약 이력 확인' 역시 강제성 없는 지침에 불과합니다.
이력 확인 의무가 있는 펜타닐이나 오남용 문제로 이력 확인 권고 대상이 된 식욕억제제 등과는 다르죠.
KBS 보도 이후 식약처는 프로포폴도 권고 대상에 우선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환자별 투약 내역도 정기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심새하 기자 (sayhi@kbs.co.kr)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이란 부인했지만 대화 국면 열렸다…“이번 주 파키스탄 회담 가능성”
- ‘시커먼 연기’ 치솟는 푸자이라…호르무즈 해협 지금은?
- 세계 최고 방공망의 굴욕…“가성비 따지다 요격 실패”
- 페인트값 50% 오르고 공급 중단까지…석화 제품 비상
- “원장은 상선, 침대엔 프로포폴 좀비”…‘10억 투약’까지 적발 없어
- ‘묻지마 구매’ 위치추적기…불법 스토킹에도 “안 걸리면 그만”? [현장K]
- 매년 두 차례 받았지만…화재 못잡는 ‘자체 소방점검’
- 1년 지나도 여전한 고통…공동체 붕괴 위기도 [산불1년]
- 바닥에 곰팡이, 천장엔 빗물…하자투성이 ‘수선급여’
- “지하 탐사 확대”…‘안전 지도’ 공개는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