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예술계 보릿고개? 우리는 춤추며 넘는다!…창원 ‘보릿고개 페스티벌’
[KBS 창원]지역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또 다른 어둠이 있습니다.
많은 지역예술가들이 국가지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요.
하지만 여기, 배고픈 기다림 대신 스스로 나서서 축제의 판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창원 사림동 골목을 들썩이게 한 ‘보릿고개 페스티벌’ 현장으로 가봅니다.
가을 추수한 식량은 바닥나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은 춘궁기.
우리는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 부릅니다.
그런데, 문화예술계에도 화려한 무대 뒤, 이 잔인한 보릿고개가 존재하는데요.
한 해 사업이 마무리되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입니다.
[이승철/예술종합상사 '예종' 대표 : "지원 사업 위주로 문화예술계 공연이 진행되는데, 보통 11월까지 완료하고 12월에 정산을 하거든요. 다음 연도 사업을 하는 기간까지 공백이 생기는데, 특히 지원을 받는 예술인 같은 경우에는 그 기간에는 일정한 수익이 없이 견뎌야 하는 기간이 '보릿고개'라고 합니다."]
창원 사림동의 한 주택가 골목.
이곳엔 이름만큼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특별한 곳이 있습니다.
예술가들의 치열한 고민이 오가는 작업실로, 또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무대로 변신하는 문화 공간, ‘수상한옆집’인데요.
[송송이/‘수상한옆집’ 대표 : "비수기에는 관객들 입장에서도 볼거리가 없고 뮤지션들 입장에서도 공연을 설 기회가 적은 시기잖아요. 그래서 이런 식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을 저희가 기획해보자고 생각해서 (페스티벌을)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 여름에는‘경남인디뮤직페스티벌 여기스테이지’를 진행했고, 올해는 ‘보릿고개 페스티벌’을 열었습니다.
이웃에 있는 청년 문화공간인 ‘아웃도어스시클럽’도 함께 했는데요.
[윤경준/아웃도어스시클럽 대표 : "아웃도어스시클럽‘이랑 ’수상한 옆집‘은 기획자로서 원하던 바를 관객과 아티스트의 소통을 통해서 이뤘다고 생각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는 부분에 있어서 좀 보람을 느끼고 이 지역에서도 음악적인 무언가를 앞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아웃도어스시클럽’에서 공연이 열립니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팀은 모두 여덟 팀.
창원, 진주, 남해 등 경남 곳곳에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들이 오직 '음악' 하나만 보고 이곳으로 모였습니다.
[안준우프로젝트/보릿고개 페스티벌 참가 가수 : "진주나 창원이 사실 멀지 않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왔고 오시는 분들이 티켓을 다 예매를 해서 오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다 같이 재미있게 놀고 즐기자 하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밴드 '곰치'/보릿고개 페스티벌 참가 가수 : "사실 이런 행사가 많아져야 저희 지역 뮤지션들도 비수기 때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취지의 공연 불러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드디어 ‘보릿고개 페스티벌’의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이 순간 만큼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음악을 즐깁니다.
[강다정·김현우/창원시 가음정동·남양동 : "(창원에) 이런 공연하는 곳이 없어서 매번 다른 지역 가기도 조금 부담스럽고 창원에서 하면 창원 지역도 조금 더 홍보가 될 수 있으니까 이런 공연이 더 많아졌으면 좋을 것 같아요."]
[공지영·박석영/마산시 회원구 : "저희 경남에도 많은 인디 밴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무료공연이 익숙한 지역에서 유료 페스티벌은 사실 큰 도전이었습니다.
[송송이/'수상한옆집' 대표 : "창원 경남 사람들은 문화예술에 돈을 안 쓴다는 얘기를 똑같이 했었거든요. 근데 사실 여전히 좀 그런 인식이 있는 것 같고 언젠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 했어요."]
공연이 열리기 전까지 관객이 얼마나 올지, 공연이 잘 될 수 있을지 그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보릿고개 페스티벌’은 과연 성공적이었을까요?
[윤경준/아웃도어스시클럽 대표 : "공연이 많이 없는 시기에 가수들과 가까운 공간에서 호흡을 서로 나누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기획의 의도대로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창원 사림동 골목에서 시작된 이 작은 날갯짓이 지역 예술의 메마른 땅에 봄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배고픈 계절을 함께 이겨내는 동료들이 있고, 그들의 가치를 기꺼이 알아봐 준 관객들이 있기에 지역 예술은 오늘도 또 한걸음 나아갑니다.
["파이팅!"]
구성:신미연/촬영·편집:김동민/내레이션:신유진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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