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알바가 음료 건네고…로봇약사는 처방약 조제 척척

이명철 2026. 3. 2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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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中실리콘밸리 휴머노이드 투입 무인매장 가보니]
갤봇의 대표 휴머노이드 G1
편의점 300여개 상품 인식
주문하면 1분안에 가져다줘
스마트 약국에선 24시간 근무
5000종 이상 약품 구분해 출고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촌의 한 거리. ‘중국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원룸 크기의 무인 소매점에 빨간 털모자를 쓴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촌의 로봇편의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문을 받은 후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매장 앞 놓인 태블릿에서 6위안(약 1300원)짜리 차 음료를 주문하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했더니 로봇이 자연스럽게 뒤로 움직여 해당 음료를 집어 가져다줬다. 결제 완료 후 실제 음료를 받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시간 자체가 음료 자판기보다 빠르진 않았으나 음료부터 의약품, 기념품까지 300여개의 상품을 로봇이 모두 인식하고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더 커 보였다. 매장 한구석에는 커피 제조기도 있어서 아메리카노 같은 제품도 주문할 수 있다. 로봇 점원이 고객에게 날씨 이야기를 던지는 등 간단한 대화도 가능했다. 이곳은 중국 대표 로봇 스타트업 중 하나인 갤봇(인허퉁융)이 운영 중인 로봇 소매점 ‘인허타이쿵창’(은하우주선)이다. 갤봇의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인 G1이 24시간 근무 중이다.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쑤저우, 항저우 등 전국 20여개 도시 소매점에서 활동한다.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촌의 로봇편의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매장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엔 로봇 약사가 일하고 있는 ‘즈후이야오팡’(스마트약국)이 자리 잡았다. 즈후이야오팡은 전문의약품과 렌즈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콘택트렌즈와 렌즈 세척액 등을 비치한 구역만 공개했다. 해당 구역의 갤봇 G1은 외부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1000여개가 넘는 제품 중 정확히 골라내 무인 사물함에 넣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제품을 포장해 번호가 지정된 곳으로 이동하면 배달원이 수거해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곳의 ‘로봇 약사’는 최근 베이징 하이뎬구 시장감독국에서 약품경영허가증을 취득해 의약품을 취급할 수 있다. 최대 5000종 이상의 약품을 구분해서 출고하는 업무의 정확도가 99.5% 정도 된다는 게 현장에 동행한 갤봇 직원 설명이다. 이미 전국 100여곳에서 갤봇의 로봇 약국이 운영 중이며 작년에만 30만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했다. 2024년 12월 처음 문을 연 로봇 약국은 지금까지 약 14개월 동안 24시간 연중무휴로 일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촌의 로봇약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일상생활에 침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공장 등에서 사람을 대체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지만 이미 중국 곳곳에서는 편의점, 약국처럼 무인 매장에 먼저 도입하는 추세다. 실제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면서 기술 개발과 학습을 통한 작업의 숙련도도 높아지고 있다. 갤봇 관계자는 “고객 피드백을 지속 수집해 제품을 개발한 결과 지난 3개월 동안 상품 집기 효율이 두 배로 향상했고 언어나 몸짓을 사용한 소통 방식도 더 편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음료수나 박스형 상품처럼 로봇 팔로 잡기 쉬운 상품은 물론 비닐봉지에 담긴 즉석식품 같은 상품도 무리 없이 잡아서 제공할 수 있다는 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촌의 로봇편의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문을 받아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무인 매장에서 쌓은 데이터와 운용 능력은 앞으로 더 많은 분야로 확장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자오위리 갤봇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소매업 등 상업 서비스, 공장 등 산업 현장, 물류·창고,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자오 CSO는 “소매업에서 세계 최초 완전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 운영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중국의 CATL과 해외 토요타, 보쉬 같은 국내외 유수 제조업체와 협력해 공장에 (로봇)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로봇을 투입하거나 24시간 가동이 쉽지 않은 지방 도시의 소규모 창고 등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운영할 수 있고 질병 조기 진단과 관리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자오 CSO는 “정부가 지난 3년간 AI 역량 강화와 응용 시나리오를 포함한 정책적인 측면에서 많은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해 더 다양한 응용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모색·구현하게 됐다”며 “한국·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국가, 중동, 유럽 등 해외 협력도 모색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촌의 로봇약국에서 배달원이 자동 포장된 상품을 수거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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