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늘었는데… ‘풀타임’ 사라진 경기도
‘반쪽 일자리’ 고용 질 저하 우려
주당 평균 38시간… 작년보다 줄어
최저 인상·주휴수당 등 인건비 부담
“근로시간 보호 장치 강화 필요성”

경기도 취업률은 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일자리는 줄고 있다. 도내 노동자들의 단시간 노동 비중이 확대되며 고용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24일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0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7시간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폭염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급감했던 8월을 제외하면 도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줄곧 38.5시간 이상을 유지해왔다. 사실상 주5일 노동 기준 하루 8시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균 노동시간이 구조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이 확인된다.
취업시간대별 구조 변화도 뚜렷하다. 주 1~17시간 초단시간 노동자는 2023년 월평균 40만명대에서 2025년 60만명대까지 늘었고 올해 2월에도 61만8천명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주 18~35시간 구간 역시 105만4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7천명 증가하며 단시간 노동 비중 확대 흐름에 힘을 보탰다. 전반적으로 근로시간이 짧은 구간으로 인력이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같은 기간 581만명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7만4천명 이상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9만7천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취업자 총수는 768만4천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만5천명 증가했지만 전체 일자리는 단시간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된다. 수원의 한 편의점 점장 A씨는 24시간 중 전날 오후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직접 근무하고 오후 1시부터 9시까지는 A씨의 아내가 맡는다. 하루 동안 아르바이트를 쓰는 시간은 오전 시간대 4시간에 불과하다. 인근 편의점은 이마저도 줄이고 야간 무인 운영으로 전환한 상태다.
아르바이트 구직 플랫폼에서도 하루 6시간 이상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수원·용인·화성 등 지역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식당에서는 주 2회, 하루 최대 5시간 근무 형태의 일자리가 가장 흔하게 눈에 띈다. 도내 한 자영업자는 “최저시급 인상과 주휴수당 등 인건비 부담으로 한 사람을 길게 고용하기 어렵다”며 “근로시간을 쪼개 채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단시간·다중 일자리 형태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노동시간 구조 변화에 맞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동시간이 짧아질수록 주휴수당, 고용보험 등 노동자 보호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라며 “단시간 일자리 확대에 맞춰 최소 근로시간 보장, 파트타임과 풀타임 간 전환권 확대 같은 보호 장치를 강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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