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4개국 중재에 물러난 트럼프…이번주 파키스탄서 회담 추진
금융 쇼크에 입지 좁아진 트럼프
확전 막을 명분 얻자 '급선회'
이란은 "가짜 뉴스" 협상 부인
美 핵무기 포기 등 15개 요구
이란 "피해 보상해야" 간극 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성주원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 파괴 위협에서 돌연 한발 물러선 배경에는 동맹국과 걸프 국가의 사전 경고, 그리고 금융시장 동요 우려 등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깜짝 유예 결정 배경을 보도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4/Edaily/20260324215503613jaab.jpg)
WSJ에 따르면 지난 19일 새벽 이집트·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 외무장관들이 사우디 리야드에 모여 이란 전쟁의 외교적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에 참여한 당국자들의 가장 큰 난관은 이란 측 협상 대표를 찾는 일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란 국가안보 책임자 알리 라리자니를 제거하면서 서방과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집트 정보당국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접촉 채널을 열고, 휴전 신뢰 구축을 위해 5일간 교전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가 익명을 조건으로 확보한 또다른 비공개 대화 내용에 따르면 걸프 주변국들은 이란 인프라에 대한 영구적 피해가 전쟁 종결 이후 이란을 사실상 실패 국가로 만들어 중동지역 불안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동맹국은 “전쟁이 재앙으로 빠르게 치닫고 있다”고 했다.
전직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 다나 스트라울은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확전을 불러올 위협에서 물러설 방법이 필요했다”며 “전쟁 범죄에 해당할 소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일 유예와 협상 개시 발표가 월요일 미국 증시 개장 직전에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에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도 작용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물가가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불만이 한계에 달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에너지 가격과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합의가 이뤄지는 순간 유가가 폭락할 것이다”며 “오늘도 이미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표 직후 브렌트유 가격이 급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미국 국채 가격은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물러선 것이 아니라 ‘출구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물질 확보, 이란 지도부 제거, 탄도미사일 위협 감소 등 성과를 내세워 ‘셀프 승리 선언’을 한 뒤 전쟁을 마무리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란은 협상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관영 미잔 통신을 통해 미국·이란 간 협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금융과 석유 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 뉴스다”고 주장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서아시아의 모든 발전소가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듣고 물러섰다”며 오히려 이란의 승리를 선언했다.
워싱턴과 월가에서는 양측 협상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하다. 양측의 요구 조건에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핵무기 포기,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과 핵물질 외부 반출, 탄도미사일 감축,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 이른바 ‘15개 항’을 이란 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보장과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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