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풍력발전기 화재 3명 사망… 감식 난항 속 수사 본격화

김영호기자 2026. 3. 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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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식 난항·80m 고공 구조물… 원인 규명 지연
“발화 작업 없었다” 진술… 전기적 요인 등 조사
소방법 제외·외주 구조 논란… 안전관리 공백 도마
24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검게 그을려 있다. 해당 발전기에서는 전날 불이나 발전기에 올라가서 수리하던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화재로 근로자 3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고공 구조물 특성으로 감식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제도적 공백과 안전관리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24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11분쯤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에서 불이 나 유지·보수 작업 중이던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3명이 숨졌다. 불은 인근으로 번져 산불로 이어졌으나 같은 날 오후 6시 15분쯤 진화됐다.

경찰은 관리업체의 안전관리 책임 여부를 중심으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 당국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사고 지점이 지상 약 80m 높이에 있고 발전기 타워가 심하게 훼손돼 정밀 감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화 원인은 발전기 철거 이후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설비 개보수 작업인 리파워링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발전기는 2022년 리파워링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2월 파손 사고 이후 가동을 중단한 채 점검과 유지보수가 진행 중이었다. 창포풍력단지에는 총 24기가 설치돼 있고, 영덕군 전체 허가 설비는 35기다.

사망한 근로자들은 블레이드 균열 점검을 위해 투입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화재를 유발할 작업이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외주업체 측은 장비와 자재를 상부로 옮기는 작업만 했을 뿐 불꽃이 발생하는 작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시설 결함이나 전기적 요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낮 12시 23분쯤 추가 자재를 요청한 뒤 상부에 머물며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는 원청 운영사 직원이 없었고 작업은 외주업체에 맡겨진 상태였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도적 공백도 드러났다. 풍력발전기는 '구축물'로 분류돼 소방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화설비는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으며, 사고 당시 정상 작동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설비 노후화와 관리 체계 부재도 지적된다. 사고 발전기는 2005년 준공돼 설계수명 20년을 넘겼지만 별도 규제는 없다. 유지·보수 안전관리 역시 외주업체에 의존하는 구조로, 감독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해당 업체는 소규모 사업장이며 사망자 일부는 계약직으로 확인됐다.

발전기 상부에는 비상 탈출 설비가 있었지만 근로자들은 이를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풍력발전기 특성에 맞는 소화설비 기준과 작업 안전 매뉴얼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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