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단디돌봄’ 시행…집에서 의료·생활 통합 지원

김창원 기자 2026. 3. 2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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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본격 운영…노인·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신청 한 번으로 방문진료·가사·식사까지 연계
▲ 대구시, 통합돌봄 포스터.

#척추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70대 A씨는 병원 치료를 마친 뒤에도 집으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식사를 챙기기도 병원을 다시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돌봄을 신청한 뒤 상황은 달라졌다. 퇴원 이후 곧바로 식사 지원과 가사 서비스가 이어지고, 병원 동행까지 지원되면서 치료를 재개할 수 있다. 집 안 환경도 정비되며 일상생활이 눈에 띄게 안정된다.

대구시가 이 같은 통합돌봄 서비스를 '단디돌봄'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7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추진되는 정책으로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생활 지원을 통합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의료, 장기요양, 돌봄 서비스가 각각 운영되면서 대상자나 가족이 직접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며 신청해야 했다. 반면 통합돌봄은 지자체가 중심이 돼 대상자 발굴부터 상담, 서비스 연계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한 번 신청하면 개인별 상태에 맞는 지원계획이 수립되고 필요한 서비스가 묶음 형태로 제공된다.

대구시는 여기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단디돌봄' 모델을 도입했다. '단디'는 '제대로, 확실히'라는 경상도 방언으로 단 한 번의 신청으로 돌봄을 해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 조직과 인력을 배치했으며 현장 공무원 교육과 민관 협력체계 구축도 마쳤다. 총 90여 개에 이르는 돌봄 서비스를 준비해 시행에 들어간다.

지원 대상은 노쇠,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이다. 소득이나 재산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가족이 있는 경우에도 돌봄 필요성이 인정되면 이용이 가능하다.

신청은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서 할 수 있고 방문조사와 판정을 거쳐 약 한 달 내 서비스가 제공된다.

서비스 범위는 의료와 생활 전반을 포괄한다.

방문 진료와 건강관리, 방문요양·목욕 등 기존 돌봄 서비스에 더해 식사 및 밑반찬 지원, 가사·청소, 병원 동행, 주거환경 개선 등 생활 밀착형 지원이 포함된다.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조합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대구시는 제도 시행에 앞서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지난해 9월부터 9개 구·군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에는 402명이 신청해 이 중 186명에게 서비스가 연계됐다. 뇌경색 후유증과 치매 증상을 겪던 80대 B씨는 방문 진료와 요양 서비스를 통해 건강 상태가 개선됐고,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통합돌봄은 지자체가 중심이 되는 구조인 만큼 지역별 재정과 인력 여건에 따라 서비스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상자 증가에 비해 현장 인력이 부족할 경우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장기요양보험 등 다른 복지제도와의 역할 조정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대구시는 '단디돌봄'을 통해 지역 중심 돌봄 체계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병원 치료 이후 곧바로 지역 돌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 재입원을 줄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통합돌봄은 시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제도 시행 초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구·군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