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곡으로 월 2천만 원"…저작권 허점 노린 꼼수 '골머리'

최민성 2026. 3. 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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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월 2천만 원"⋯유료 강의까지 범람
AI 생성 음악에 인간 흔적 더해 저작권 문제 우회
AI 부업 설명하는 강사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29명이 1인당 200곡 이상을 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해 사용료를 받아 갔는데, 이들 곡의 60%가 AI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4일) 감사원은 음악저작권협회에 지난 2024년 200곡 이상을 신규 위탁한 81명 가운데 음원사이트를 통해 사용료를 받는 29명이 위탁한 음악을 표본으로 AI 활용 가능성을 분석한 내용이 담긴 인공지능 대비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이 지난 2024년 한 해 등록한 8,540곡 가운데 5,200곡이 AI를 활용해 작곡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1개 신탁관리단체, AI 생산물 저작권 인정 기준 없어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는 경우에만 저작권이 인정된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유권 해석에 따라, 저작권위원회는 단순 AI 산출물은 저작물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포함된 산출물만 등록을 허용하되 AI 기여율을 표시토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작권법상 음악 등 저작물은 창작과 동시에 저작권이 발생해, 다수 창작자는 저작물을 저작권위원회 등록 없이 신탁관리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신탁관리단체는 작곡가·작사가·음반제작자 등을 대신해 음악 저작권을 한꺼번에 관리해 주는 단체로, 저작물을 맡기면 단체가 대신 사용 허락을 내주고 저작권료를 징수·분배해 줍니다.

그런데 국내 12개 저작권 신탁관리단체 가운데 공공저작물을 관리하는 한국문화정보원을 제외한 11개 단체는 AI 생산물에 대한 저작권 인정 기준 안내 없이 위·수탁 관리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습니다.

감사 당시 단체는 음악들에 대해 인간의 창작적 기여 여부나 AI 기여 비율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었는데, 인간의 창작적 기여 없이 AI로만 만든 음악이 수백 곡씩 저작물로 등록돼 사용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간 흔적으로 저작권 문제 우회

AI 음악 범람에는 AI를 활용해 창작물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부업이 뜨고 있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거 음악을 만들려면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하고, 영상을 제작하려면 촬영과 편집프로그램을 배워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초기 자본도 거의 없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별다른 재능 없이도 남들의 흥미를 끄는 창작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각종 SNS나 유튜브에는 '하루 10분 AI 부업으로 월 2,000만 원' '퇴근 후 AI 부업' 등 AI를 활용한 각종 부업으로 돈을 버는 영상, 심지어 AI 부업을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료 강의까지 넘쳐나고 있습니다.

한 AI 음악 부업 강사는 저작권 문제에 "반드시 (음악을) 유통해야 내 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아주 안전하게 다 (수익 창출을) 하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저작권 때문에 삭제되는 AI 음악은 인간이 만들었어도 통과가 안 될 정도로 질이 낮은 음악이라며 "저랑 만드시면 문제 될 게 없다. 나눠드린 프롬프트대로 만드시면 퀄리티가 낮게 나올 수 없다" 홍보했습니다.

AI 음악 부업은 AI 음악 특유의 고유 주파수를 없애기 위해 인간이 창작한 흔적을 남기는 식으로 저작권 문제를 우회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입니다.

'AI 음악 저작권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한 유튜브 영상은 AI 음악에 편곡을 더해 프로그램이 판별한 AI 제작 확률을 99%에서 2%까지 낮추는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AI 음악 생성 사이트들이 초반에는 유명 곡들을 학습했기 때문에 라이센스 등 문제가 법제화되지 않았다"며 "완전한 저작권 보호와 삭제가 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수고는 인간 정말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음악 저작권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유튜브 영상

결국 '인간의 개입'이 핵심 기준

AI가 음악 제작과 유통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가운데, 투명성과 저작권 보호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소니뮤직은 자사 소속 아티스트를 사칭한 AI 딥페이크 음원 13만 5,000건 이상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삭제하도록 요청했고, 국제음반산업협회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AI 생성 콘텐츠를 식별하고 표시하는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요국들은 '인간의 개입'을 저작권 인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미국 저작권청은 인간의 개입이 없는 ‘100% AI 생성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고, 일부 인간의 개입이 있을 경우에만 제한적인 보호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유럽연합도 AI가 만든 멜로디나 사운드를 기반으로 사람이 편곡하거나 창의적인 판단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경우, 이를 ‘인간의 창작적 기여’로 인정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국 최대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도 AI가 사용되었더라도 인간의 창작 기여가 인정되면 저작권료를 징수하고 분배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은 AI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창작자의 기여를 입증할 명확한 기준이나 기술적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협회는 지난달 26일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 6개 음악 권리장 단체가 참여한 'K음악권리단체 상생위원회'를 출범해, 단 한 건의 이용도 놓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추적·징수·분배하는 ‘K-저작권 표준 모델’을 완성, 저작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습니다.

[ 최민성 기자 choi.mins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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