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체제’ 피해자 연합? 주호영과 한동훈, 손 잡을까
친한계 “출마 필요성 공감대…TK에서 상징성 있는 인물들 뜻 모으는 것”
주호영 “국힘 후보 vs 한동훈 맞붙으면 민주당이 어부지리로 승리” 고심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주호영 컷오프? 장동혁 체제 하에서의 이런 컷오프는 그 의도를 누구나 다 의심하고 확신한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3월23일 YTN 라디오에서)
"배현진·김종혁 징계 효력 정지…장동혁 대표는 불리할 때 권한 없는 척 뒤로 숨는다."(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3월23일 페이스북에서)
서로를 향한 러브콜일까, 원론적인 정견일까.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주 의원이 동시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비판 메시지를 내놨다. 장동혁 체제를 둘러싸고 두 사람이 처한 상황과 입장이 맞물리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주·한(주호영·한동훈)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연대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띄우는 쪽은 친한(親한동훈)계다.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할 경우 그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나설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다만 대구에서 보수가 분열하면 여권의 어부지리가 불가피하다는 야권 내 우려 탓에, 두 사람의 연대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같은 날 장동혁 겨냥 메시지…'주·한 연대' 신호탄?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비슷한 인식을 공유한 인물이다. TK(대구·경북) 최다선(6선)인 주 의원은 지난해 12월8일 대구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폭정을 거듭했고 탄핵 사유가 충분했다"며 공개적으로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했다. 한 전 대표 역시 비상계엄을 '위법·위헌적 조치'로 규정하고 국회와 협력해 해제를 주도했다. 당시 여당 수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 탄핵에도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동혁 체제에 대한 평가에서도 주 의원과 한 전 대표는 궤를 같이한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장동혁 지도부 체제에서 '표적'이 된 인물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주 의원은 대구시장 후보 '컷오프'를, 한 전 대표는 '제명' 조치를 각각 당했다는 점에서다.
두 사람 관계의 변수는 주 의원이 '배지'를 버리고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느냐다. 주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고, 이 자리에 한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치권에서 '주·한 연대'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다. 현실화될 경우 이는 한 전 대표에게 TK 진입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가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방선거보다 재보궐선거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대구 수성갑이라는 선택지가 새롭게 열리는 점 자체가 호재로 평가된다. 취재에 따르면,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 전 대표의 출마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사실상 한 전 대표의 결단만 남았다는 분위기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을 위해 몸을 던져 당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한 만큼 주 의원의 선택에 따라 대구 출마 가능성도 모두 열어놓고 검토할 것으로 본다"며 "주·한 연대 제안이 있다면 깊이 고민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주 의원은 대구시장에, 한 전 대표는 수성갑 보선에 나란히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의미가 굉장히 크다"며 "TK에서 상징성 있는 인물들이 함께 뜻을 모으면 대구 시민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에 주 의원은 한 전 대표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보수 재건'이라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주 의원 역시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채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살인자보다 무서운 배신자"…정치적 부담도
다만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보수 표심이 분산되면서 대구에서도 소구력이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승부의 틈을 열어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결과로 이어질 경우 주 의원이 자칫 "살인자보다 무서운 배신자"라는 정치적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역시 주 의원이 고심해 온 대목이다. 그는 3월4일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전국적으로 행보를 넓히는 걸 보니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 당 후보와 한 전 대표가 맞붙게 되면 민주당이 중간에서 어부지리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 내 경쟁 구도가 자칫 여권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주호영 의원 정도 되는 중량급의 무소속 출마자가 나오면 100% 김부겸 전 총리가 이긴다"고 전망했다. 이어 "주 의원 입장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김부겸 전 총리를 넘어서 무소속 당선까지 가기는 간단하지 않다"며 "불만을 표현하는 형태로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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