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사는 차상위계층 100만원 이상 받을 듯…나랏빚 상환 규모도 촉각[25조 전쟁추경]

서민우 기자 2026. 3. 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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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지원금 선별·차등 가닥]
이번엔 상위 두개 구간 제외 유력
차상위 등 310만명 집중지원 예상
K패스 청소년 포함·환급도 상향
과거 무국채 추경땐 일부 빚 갚아
올해 적자국채 109.4조 발행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방선거용 추경’이라는 비판에도 민생지원금(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추진하는 것은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민생 경제 충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물가와 금리, 주거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최근까지 되살아나는 듯했던 국내 소비가 빠르게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가 위축될 경우 의식주 등 필수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 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을 받는 만큼 이들 계층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24일 국회와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이번 민생지원금의 핵심은 ‘소득이 낮고,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지원하는 구조’다. 지난해 2차 추경 당시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차등 지원을 혼합했지만 이번에는 지원 대상을 줄이는 대신 1인당 지원액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17일 국무회의에서 “추경을 한다면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획기적으로 하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추경 규모가 역대 네 번째인 25조 원에 달하는 데다 지원 대상을 크게 좁힌 만큼 재원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추경에서는 소득 구간을 네 단계(△상위 10% △상위 10%~차상위 계층 △한부모가족·차상위 계층 이하 △기초생활수급자)로 나눠 1인당 15만~50만 원을 지급했고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 거주자에게는 각각 3만 원과 5만 원을 추가 지원했다.

이번에는 상위 두 개 구간이 제외될 가능성이 커 재정 소요는 줄어드는 대신 취약계층 지원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을 적용하면 한부모·차상위와 기초생활수급자 등 약 310만 명이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추가 지원까지 포함할 경우 1인당 100만 원을 지급하더라도 총 소요예산은 약 3조 원 수준에 그친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대중교통 지원도 확대한다. 대중교통 환급 제도인 ‘K-패스(모두의 카드)’ 대상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과 함께 환급 한도 상향과 요금 할인 확대 등이 거론된다. 이달 기준 K-패스 이용자는 약 484만 명이다. 기존에는 지출액의 20~53.5%를 환급하는 구조였지만 올해부터는 ‘모두의 카드’로 개편되며 기준이 세분화되고 환급 규모도 확대됐다.

만 13~18세 청소년(약 275만 명)까지 포함할 경우 연간 1500억~3000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K-패스 신규 이용자가 추가로 유입될 경우 필요한 예산은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K-패스 등 교통카드를 통해 대중교통 요금 할인을 지원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추경에서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에 활용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2006년 국가재정법 제정 이후 네 차례의 무국채 추경(2016년·2017년·2021년 2차·2022년 2차) 가운데 2017년을 제외하면 모두 국채를 일부 상환한 전례가 있다. 고유가 장기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만큼 하반기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일부 국채 상환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민생 지원이 우선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5조 7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적자국채 순발행액만 109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초과세수를 활용한 추경이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국채 발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DS투자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초과세수를 활용하면 표면적으로는 정부부채가 증가하지 않지만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며 “추가 지출이 이어질 경우 결국 국채 발행을 통한 조달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금성 지원이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계층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 총수요를 끌어올리고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110조 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상황에서 초과세수는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기존 국채를 갚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추경이 꼭 필요하다면 이미 확장 재정으로 편성한 예산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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