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웃고 석유 울고… 美 에너지 업체 이란전 희비

권경성 2026. 3. 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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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이 일으킨 파장 때문에 미국 에너지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업체들을 이란 전쟁 수혜자로 꼽았다.

미국 셰브런은 이스라엘 연안의 대형 가스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란 전쟁 발발 뒤 이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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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등 아시아서 LNG 구매 속출
석유 기업은 중동 시설 손상 피해
19일 이란에 공격당한 카타르 라스 라판 산업 도시 내 카타르에너지 운영 시설. 피해를 입기 전인 2일 촬영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이 일으킨 파장 때문에 미국 에너지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업체들을 이란 전쟁 수혜자로 꼽았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에너지 확보에 차질을 빚게 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그간 비싸고 운송 거리가 멀어 수입하지 않던 미국산 LNG로 눈을 돌리며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란이 카타르 최대 가스 생산 거점인 라스 라판을 공격하며 19일 미국 대형 가스 수출 업체 셰니어와 벤처글로벌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 LNG 수출 업체들이 누리는 지정학적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다. 미국산 LNG가 아시아 지역에 도달하려면 중동산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위협을 피할 수 있는 데다, 중국의 군사기지가 곳곳에 분포해 분쟁 가능성이 있는 남중국해를 지나지 않아도 되는 것 역시 장점이라고 WP는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덕도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뒤 에너지 패권 장악을 위해 각국에 관세를 무기로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압박했다. WP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다년간의 LNG 공급을 포함한 여러 신규 에너지 계약을 맺었다는 발표가 지난주 있었다고 전했다. 셰니어와 벤처글로벌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액을 기부한 업체라고 한다.

미국 석유 기업은 정반대 처지다. 2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10년간 미국과 유럽의 석유 기업들이 새로운 유전 탐사보다 중동 산유국과의 파트너십 유지에 더 집중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원유·가스 생산량의 5분의 1가량을 중동에서 얻고 있는 미국 엑손모빌은 라스 라판의 천연가스 시설이 손상됨에 따라 연간 50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시설 복구에는 최대 5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카타르 국영 카타르에너지의 추정이다.

미국 셰브런은 이스라엘 연안의 대형 가스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란 전쟁 발발 뒤 이 시설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 코노코필립스 역시 카타르 가스 자산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가 급등이 당장 주가를 밀어올리기는 했지만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 반드시 이롭지만은 않다는 것도 이들 석유 기업의 고민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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