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귀환에 ETF 판도 요동…삼성·미래운용 격차 벌어지나

김지영 2026. 3. 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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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계기로 해외자산 매도를 유도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수급 변화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RIA 계좌 도입으로 해외주식형 ETF에 매도세가 집중될 경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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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계기로 해외자산 매도를 유도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수급 변화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단기적으로는 매도 압력 확대에 따른 운용사 간 격차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시적 제도에 따른 일시적 왜곡에 그칠지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RIA가 출시 하루 만에 약 9000개 개설되면서 서학개미 자금의 이동 경로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RIA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RIA를 비롯해 확정기여형(DC)·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전 계좌에서 해외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117조7175억원 중 해외 주식형 ETF는 40조6412억원으로 34.52%를 차지한다. ETF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해외 주식형 ETF의 비중이 13.72%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매도 압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

RIA 계좌 도입으로 해외주식형 ETF에 매도세가 집중될 경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식형 ETF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온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증시 강세를 바탕으로 우위를 빠르게 키운 상태다. 실제 양사 간 ETF 순자산총액 격차는 지난해 초 약 4조원 수준에서 현재 약 31조원까지 벌어지며 1년 만에 8배 가까이 확대됐다.

중위권 자산운용사간의 흐름도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체 ETF 순자산 28조4865억원 가운데 약 40.63%가 해외 ETF로 구성돼 있어 RIA를 통한 매도 압력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될 수 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26조7390억원 중 해외 주식형 ETF의 비중이 13%에 불과해 단기적인 수급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사 간 격차 역시 단기적으로는 KB자산운용 쪽으로 유리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RIA가 1년짜리 한시적 제도라는 점에서 이번 수급 변화가 단기 현상에 그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퇴직연금이나 IRP 계좌 등을 통해 투자되는 해외주식형 ETF의 경우 은퇴자금 성격이 강한 만큼, 절세 요인만으로 투자 전략이 급격히 변경되기보다는 장기 수익성과 과세 체계를 고려한 기존 투자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상승 흐름과 맞물려 RIA 계좌 도입 이후 일시적으로 해외주식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정체될 수는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연금계좌 등을 활용해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나 직접 해외주식 투자를 선택해온 데에는 장기 성과와 과세 제도 측면에서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기에 투자 흐름 자체가 구조적으로 바뀌는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도 설계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된다. 급등한 환율만을 제지하기 위해 국내 금융 인프라 전반에 대한 수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한 관계자는 “해외 상장 ETF 투자와 달리 국내 상장된 해외 ETF에 투자하는 경우 ETF 생태계에 관련된 자산운용사, 증권사, 사무사, 수탁사, 거래소, 예탁원 등의 금융사에게도 과실이 떨어지며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도 있는데 이는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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