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당선되면 외상값 다 갚을 건데…” ‘불법 여론조사’ 재판서 강혜경 음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 재판에 나온 강혜경씨가 “명태균 지시로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에서 부소장으로 근무했는데, 미한연의 실질적 운영자였던 명태균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결탁해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24일 윤 전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씨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명씨도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강씨는 2021년 대선 당시 미한연이 인위적으로 조사 방식을 바꿔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결과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특검이 ‘대선 여론조사에서 2021년 7월3일까지는 조사 방식을 무선 100%로 하다가 7월4일부터는 유선 비율을 10~15%로 섞어서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강씨는 “당시 윤 후보의 지지도와 적합도를 올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유선 비율을 섞으면 휴대폰 작동을 잘 못하는 고령층, 보수층의 응답이 들어올 수 있다”며 “투표장에 가는 사람들은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많은데, 이들이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유선 비율을 조금 더 올려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런 조사가 명씨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도 했다. 강씨는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높은 20대 연령층에서 표본 수를 부풀려 결과를 조작하는 등 윤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작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20대 연령층 응답 중에서 홍 후보 지지층을 좀 빼서 윤 후보를 지지하는 걸로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간 명씨는 미한연의 금전 관리 등은 소장이었던 김태열씨와 부소장 강씨가 맡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강씨는 “법인명을 정하는 것부터 여론조사 시행시기나 방식, 수금 시기까지 명씨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며 “3명이 수익을 분배하기로 했지만, 모든 자금 집행 권한은 명씨가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강씨가 2021년 10월 여론조사기관 PNR의 서명원 대표와 통화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조사를 무상으로 요청했던 정황도 나왔다. 녹취록에서 강씨는 서 대표에게 “윤 후보가 당선되는 동시에 외상값도 다 갚을 건데, 마지막이니까 한 번만 자료 좀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윤 후보를 위해 일하고 있고, 윤 후보도 안다. (대선) 끝나면 이때까지 한 거 다 돌려받을 거라…” 라고 말했다.
강씨는 미한연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만난 뒤 총 58회의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실시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미한연 자비를 이용해 영업의 일환으로 조사를 할 때가 있는데, 그래봤자 한두 건이다. 거의 한 건으로 하고 이번처럼 몇십 회를 넘어가는 조사는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향후 김태열 전 소장과 김 여사를 차례로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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