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맡겨진 위험...반복되는 이주노동자 ‘단독작업 사망’

왕보빈 2026. 3. 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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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이천의 한 자갈공장에서 고 응웬 반 뚜안(20대) 씨가 새벽시간대 혼자 작업을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가운데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환 근무 환경 속에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같은 달 24일에는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선박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도 혼자 작업 중 가스중독으로 사망했으며, 이달 17일에는 경북 고령군의 한 주물공장에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 역시 혼자 작업 중 2.5t짜리 주물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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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단독작업 중 사망사고 잇따라
영세소규모·고위험 업종 집중 배치
산업현장 '2인 1조 작업' 원칙 외면
19일 오전 수원시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한 시민이 이천 자갈 가공업체에서 일하다 사망한 베트남 국적 23살 이주노동자 응웬 반 뚜안씨의 시민분향소에 헌화를 하고 절을 올리고 있다. 김경민기자

지난 10일 이천의 한 자갈공장에서 고 응웬 반 뚜안(20대) 씨가 새벽시간대 혼자 작업을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가운데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환 근무 환경 속에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뚜안씨가 근무하던 공장에서 해당 설비를 담당하던 노동자는 원래 3명이었지만, 사고 직전 1명이 일을 그만두면서 2명만 남은 상태였다. 그러나 사고 당일에는 뚜안 씨 혼자 근무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함께 작업할 동료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컨베이어벨트를 즉시 멈춰줄 사람도 없었다.

이 같은 이주노동자의 '단독작업' 중 사망 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양주시 광적면에 있는 폐기물처리업체에서는 태국 국적 이주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2시 6분께 해당 업체 폐기물 선별 작업장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했는데 그는 사고 당시 혼자서 일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달 24일에는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선박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도 혼자 작업 중 가스중독으로 사망했으며, 이달 17일에는 경북 고령군의 한 주물공장에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 역시 혼자 작업 중 2.5t짜리 주물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아들의 유해를 받은 고 뚜안 씨 아버지의 모습. 사진=경기이주평등연대

이주노동단체들은 이러한 사고에 대해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국내 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됐지만, 이들의 작업장은 대부분 영세소규모, 고위험 노동 업종에 집중돼 있다. 그렇지만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대체할 인력이 많은 것으로 인식돼 기업이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 보호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원인은 위험한 작업환경과 안전 장비 미비, 안전 수칙 미준수 등에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업의 무관심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야간 시간대 제조업 현장에서 이주노동자에게 맡겨지는 '설비 관리 업무'는 명목상 단순한 감시·관리 업무로 분류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위험한 기계 작업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 축소와 단독 근무 구조 속에서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2018년 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 산재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원칙으로 '2인 1조' 작업이 제시됐으나 여전히 비용과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현장에서는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 고용노동부의 '2020년 산업재해현황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재 사망자 773명 중 353명(45.7%)이 혼자 작업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경기이주평등연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망한 고 뚜안 씨의 유해는 국내에서 장례 절차를 마치고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 가족의 품에 안겼다.

왕보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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