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보단 지방 경쟁력…공항공사 권역별 체제 필요성
통합론 논의 수면 위…'효율' 명분 논쟁
통합 땐 중앙집중…지방분권 흐름 역행
도시철도 운영은 이미 지방정부 담당
인천공항 성장, 지역 역량 기반 성장
5극 3특 본질은 '지방분권·지방이관'
권역별 공항공사 설립 시 경쟁력 견인
권역 체제 운영, 일자리·경제 성장 주도
전문가 “중앙집권화, 지방소멸의 가속”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하나로 통합하자는 논의가 수면 위에 올랐다. 얼핏 보면 행정 효율화처럼 들린다. 중복 기능을 없애고, 예산을 절약하고, 지휘 체계를 단순화한다는 논리는 언제나 그럴 듯하게 포장된다. 그러나 이 논리를 단 한 걸음만 더 밀고 나가면, 우리는 즉시 불편한 질문과 마주치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국가철도공단과 서울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경기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대전교통공사, 광주교통공사, 세종도시교통공사도 통합할 것인가?
이 질문에 "그것은 다르다"라고 답한다면, 왜 다른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설명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결국 공항공사 통합론 자체가 허상임이 드러난다.
1. 이미 지방분권화된 것을 다시 중앙집권화로 역행할 수 없다
도시철도는 이미 지방정부의 몫이다.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는 서울지하철 1~4호를 담당하기 위해 1981년에 설립됐다.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는 서울지하철 5~8호선을 담당하기 위해 1994년에 설립됐다. 2017년 5월 운영기관 일원화를 위해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됐다. 부산은 도시철도 건설로 인한 부산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1988년부터 국가가 운영하던 '부산교통공단' 체제였지만 서울특별시와의 형평성 문제 및 지방 분권 요구에 따라 2006년 1월 부산광역시 산하 부산교통공사로 재출범했다. 인천광역시지하철공사는 1998년 설립됐다.
도시철도 이관의 역사는 단순한 행정 조정이 아니다. 그것은 "주민 생활에 밀착된 서비스는 그 지역이 책임진다"는 지방분권의 원칙을 실천한 과정이었다. 서울시민의 지하철을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어색하듯이, 부산 시민의 도시철도를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이 운영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다.
공항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된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적 허브로 성장한 것은 인천이라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그 지역의 역량과 함께 발전했기 때문이다. 부울경지역에 가덕도신공항을 건설하려는 목적도 부산국제공항의 부족한 국제선을 보완하고 복수공항체제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국제공항을 대구경북국제공항을 신규로 건설해 이전하는 것은 대구경북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고, 제주지역에서 제주제2국제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극심한 포화상태인 제주국제공항의 항공여객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민간활주로를 증설하는 청주국제공항의 성장 가능성은 충청권의 산업 구조 및 행정수도와 맞닿아 있고, 광주공항의 국내선을 통합이전하는 무안국제공항의 미래는 호남권의 첨단사업·물류·관광 전략과 불가분의 관계다.

2. 지방분권으로 지역에 착근한 30년의 증거
1991년에 지방의회가 출범하고, 1995년에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 직선으로 선출됐다. 그리고 30여년간 광역 시장·도지사 주도로 광역정책연구원, 광역경제자유구역청, 광역교통공사, 광역도시공사, 광역테크노파크, 광역관광공사, 광역신용보증재단, 광역문화재단, 광역환경공단, 광역의료원, 광역사회서비스원 등이 설립됐다. 이들 기관에 핵심인재를 유치하고, 핵심인재인 임직원과 그 가족들은 해당 지역에 살고 있고, 그들은 지역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지역 상권에서 소비하고, 지역 사회에 참여한다. 각 지역에 자리잡으면서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공공서비스 제공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지역 중산층의 형성이자, 지역 지식 생태계의 축적이고, 지방소멸에 맞서는 인구의 뿌리 내림이었다.
동일한 맥락에서 중앙정부 산하이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등이 지역에 전념하는 조직으로 설립돼 각 기관의 임직원은 역시 각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발전에 앞장섰다. 일정 규모 이상의 선출직 자치구·시장·군수도 산업진흥원, 문화재단, 관광재단 등을 설립해 구·시·군 수준에서 지역인재를 유치해 더욱 촘촘하게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지방 경쟁력의 원천이며, 축적이며, 검증된 경험이다. 전국을 순환보직으로 이동하지 않는 지방 공기업과 중앙정부 공기업이 지방에 자리잡으면, 임직원 가족, 협력 업체, 관련 서비스업, 지역 대학, 지역 연구기관이 함께하는 네트워크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하지만 전국을 1~3년 주기로 순환보직으로 이동하는 중앙정부(고용노동청, 중소벤처기업청, 지방해양수산청 등)와 중앙정부산하 공기업(한국공항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자유무역지역관리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관광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의 임직원은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주중에 지방에 홀로 있고, 주말에 상경한다.
본사를 지방에 이전한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은 동일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한 지방소멸방지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3. 5극 3특의 기본 정신 - 지방분산이 아니라 지방분권과 지방이관이다
5극 3특의 본질은 단순한 광역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지방분권이어야 한다. 그것은 중앙정부의 기능을 권역별 지방정부로 실질적으로 이관하는 것이다. 지방이관이 이뤄져야 선순환적 연쇄 반응이 시작된다.
권역별 항만공사처럼 권역별 공항공사가 설립되면 지방공항 경쟁력에 몰입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지역본부와 광역도시공사가 합병되면, 주거·개발 정책이 그 지방의 실정을 반영해 결정된다.
광역경제자유구역청처럼 고용노동청, 중소벤처기업청, 지방해양수산청, 한국산업단지공단 지역본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가 광역지방정부로 이관되면, 산업 정책의 실행 주체가 지방으로 내려온다.
경찰청, 공소청, 법원, 교정청의 권역화가 이뤄지면, 사법·치안·교정 서비스의 책임이 지역 공동체와 연결된다.
광역지방정부로 업무이관하면 나타나는 공통된 효과는 하나다. 사람이 지방으로 간다. 책임자와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지방에 머물고, 자녀가 그 지방 학교에 다닌다. 이것이 바로 지방소멸을 막는 가장 실질적인 처방이다.

4. 250년 전 1776년에 미국이 혁신한 것
지금으로부터 250년전인 1776년 미국 동부 13개 주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두 가지 핵심 원칙을 세웠다. 절대왕권체제가 아닌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주지사 직선제. 이 두 원칙은 권력을 한 곳에 집중시키지 않고 지방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겠다는 근본적인 혁신 철학이었다. 그로부터 2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워싱턴 D.C. 행정,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뉴욕 금융, 미시간 자동차, 텍사스와 플로리다 항공우주 등의 거점을 중심으로 작동된다. 각 주가 자신의 강점을 키우고 경쟁하며, 미국 전체를 강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1995년 광역시장·도지사 및 구청장·시장·군수 직선제를 쟁취했다. 두 번의 도약은 한국 권력 구조의 본질을 바꾼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2024년과 2025년, 한국 민주주의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해냈다.

5. 2026년에서 2050년을 향한 질문
한국이 5극 3특을 통해 제시할 2050년의 비전은 무엇인가.
그것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나머지가 따라가는 구조의 고도화가 아니다"라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다. 다섯 개의 '극'과 세 개의 '특'이 각자의 강점으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한국 전체가 입체적으로 강해지는 구조가 옳다고 한다. 서울이 금융·문화 허브로, 인천이 항공·바이오 허브로, 경기가 반도체 허브로, 충청이 행정·제약바이오 허브로, 대구경북이 첨단 소재·의료 허브로, 부울경이 해양·제조 거점으로, 호남이 농식품·에너지 중심으로, 강원과 제주가 자연 기반 미래 산업으로 성장할 때, 한국은 비로소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이중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대장정의 첫걸음은 지방청과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의 광역지방정부 이관이다. 지방에 더 깊게 뿌리내리는 것이다. 중앙정부를 덜어내고, 광역지방정부가 수행할 수 없는 기능을 수행하는 보충성의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지방에 뿌리내린 기관이 지방의 땅에서 자라며, 지방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 중앙정부 산하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관하지 않고 본사만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지방소멸방지에 전혀 기여하지 않는 실패한 정책이다.
역사의 흐름에는 순리가 있다. 지방분권은 민주주의의 심화이고, 광역지방로의 업무이관은 국가 균형 발전의 실천이며, 지역 착근은 지방소멸에 맞서는 가장 현실적인 무기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및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합론은 효율의 이름을 빌린 중앙집권화로 역사의 순리에 역행한다. 그리고 그 귀결은 수도권 집중의 심화와 지방소멸의 가속"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은 충청공항공사, 대구경북공항공사, 부울경공항공사, 호남공항공사, 제주공항공사, 강원공항공사를 요구하고 있다. 각 권역별 공항공사는 지역의 산업과 전략에 부합하는 공항정책을 주도하며, 글로벌 접근성을 위한 국제선 노선 확대, 거점항공사 육성, 항공정비(MRO), 도심항공교통(UAM), 공항경제권 구축을 통해 일자리와 혁신, GRDP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것이다.
최 교수는 "공항은 더 이상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다. 그것은 지방의 미래를 결정하는 플랫폼이다. 지방정부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제 중앙정부가 내려놓을 차례"라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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