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황규철〉전남·광주 통합,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결정적 기회
탄소중립과 RE100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글로벌 산업의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확보 여부를 투자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남지역의 발전량은 2024년 기준 72TWh 수준으로 전국 상위권이며, 소비량(약 34TWh)을 크게 상회해 전력자립도는 약 213%에 이른다. 이는 단순 소비 지역이 아닌 국가 전력 공급의 핵심 기지임을 보여준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역시 6.5GW규모로 전국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광주 지역은 전력자립도가 약 10% 내외로, 전형적인 전력 소비 중심 도시다.
이제 전남과 광주가 통합되어, 전남의 생산 기반과 광주의 산업 수요가 한 지역에 속하게 되어 전력자립도 169% 이상으로 에너지 자립형 메가시티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구조로, RE100 기반 산업 유치에 있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앞으로 전남 서남해안에는 2030년대 중반까지 약 30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발전 사업을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촉진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해상풍력 기자재 제조, 유지보수(O&M), 항만 및 물류 인프라, 전력망 구축 등 전후방 산업이 동반 성장하며, 지역 중심의 에너지 산업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전력 산업'을 넘어 '일자리 산업'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산업 종사자는 약 1660만명에 달한다. 또한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태양광은 1MW당 약 8명, 육상풍력은 10명, 해상풍력은 14명 수준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적용하면 신안 8.2GW 해상풍력 단지 조성 시 약 10만명 규모의 직·간접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 이는 청년 일자리 확대는 물론, 인구 유입과 지방소멸 대응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잠재력을 기반으로 전라남도에서는'서남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 구축하고 있다. RE100 산업단지,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에너지 자립형 신도시 구축 등은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국가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적 프로젝트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책적 결단이다.
재생에너지 전용 요금제, 전력망 확충,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광주특별시는 글로벌 RE100 기업이 선택하는 최적의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전남·광주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에너지 전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전남지역의 재생에너지 자원과 광주지역의 산업 기반이 결합될 때, 우리는 에너지 자립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바람과 햇빛으로 값싼 전기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며 발생한 수익을 에너지 기본 소득으로 돌려주는 것, 이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결단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