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뇌물 혐의에 증거인멸 정황… 전재수 의원, 부산시장 자격 있나

2026. 3. 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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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현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수사를 앞두고 보좌진을 통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마당에, 전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강행하는 것이 공당의 후보로서 과연 적절한 처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까르띠에 명품 시계와 현금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나온 국회의원이 부산 시장에까지 도전한다는 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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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현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이 확보한 정황과 물증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수사를 앞두고 보좌진을 통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마당에, 전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강행하는 것이 공당의 후보로서 과연 적절한 처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합수본은 전 의원의 지인이 통일교의 까르띠에 시계 중 하나를 수리 맡긴 기록을 확보했다. 메탈 재질의 이 시계는 통일교가 로비를 위해 2018년 전후 대거 사들인 것 중 하나로, 당시 판매가는 700만원대다. 합수본은 통일교와 까르띠에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시계 시리얼 넘버 대조까지 마친 상태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팀에 “2018년 8월 전 의원에게 명품 시계와 현금 2000만원 가량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합수본은 또 전 의원 지역 보좌진이 지난해 말 경찰 압수수색 직전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폐기한 정황을 확보했다. 보좌진 A씨는 하드디스크를 인근 밭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경찰 압수수색 당시 국회 의원회관 영장 집행이 늦어지는 사이 의원실 내부에서 문서 파쇄기 작동 소리가 들렸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이에 대해 전 의원 측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진실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사와 관련해선 의문점이 적지 않다. 첫째는 편파성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2022년 1월 윤영호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과 함께 1억원의 현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미 2025년 9월 구속돼 2026년 1월 1심에서 징역 2년 및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유사 혐의가 드러난 전 의원은 아직 수사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국민들엔 수사기관이 권력자 수사에 눈치를 본다고 비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전 의원이 피의자이면서도 6월 지방선거의 부산 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고, 민주당 지도부 또한 이를 묵인하는 듯한 태도다. 전 의원은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마자 해양수산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왔다. 한동안 자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적지근하자 출판기념회까지 열고 부산시장 출마도 선언했다. 24일엔 국회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도 만났다. 한 원내대표는 “부산 시민의 간절한 열망에 민주당이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별법은 부산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대한민국 균형 발전을 위한 법안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일교가 구매한 시리얼 넘버가 일치하는 700만원대 까르띠에 시계를 하필이면 전재수 의원의 ‘지인’이 수리를 맡겼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전 의원은 ‘지인이 맡긴 것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오리발을 내민다”고 썼다. 이어 “참으로 교묘한 말장난이자, 국민을 조롱하는 기만”이라며 “이런 참담한 도덕성을 가지고도 부산시장 출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까르띠에 명품 시계와 현금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나온 국회의원이 부산 시장에까지 도전한다는 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진실이 가려진 이후에나 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것이 합당하다. 그게 부산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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