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2조 장비로 HBM 생산 가속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6. 3. 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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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ASML 'EUV' 도입
데이터 처리 속도 높인 공정
AI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
곽노정 대표, MS 임원 만나
D램 공급건 등 논의할 전망
SK하이닉스의 HBM4 16단 내부 구조 모형 전시물.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12조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낸다. 첨단 D램 생산에 사용되는 EUV는 경기도 용인에 구축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주요 라인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SK하이닉스의 첨단 공정인 6세대(1c) 공정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SK하이닉스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로부터 EUV 스캐너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취득 금액은 약 11조9496억원으로 2024년 말 기준 자산 총액의 9.97%에 해당한다. 공시에 따르면 도입은 내년 12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진행되며 장비 도입과 설치·개조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달 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1조원의 시설 투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장비 투자 규모가 공개된 것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총 몇 대의 EUV를 도입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EUV 대당 가격이 3000억~5000억원으로 알려져 있어 20대 이상의 장비를 도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가 기존에 보유한 EUV가 20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EUV 라인을 2배 이상 늘리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a 공정에서부터 D램 제조에 EUV 장비를 도입한 후 지속해서 주요 라인에 EUV 장비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대량 도입하는 EUV는 청주 M15X에 투입되지만 내년에 가동하는 용인 클러스터 1기팹(Y1)에도 다수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웨이퍼가 월 38만~40만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용인 클러스터의 생산량 확대를 위해 EUV를 신속하게 도입한 것이다.

EUV 장비 도입으로 6세대(1c) 공정 전환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 기술 수준이 올라가면서 더 많은 EUV 장비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1c 공정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LPDDR6 등 주요 제품군에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c 기반 DDR5 D램과 LPDDR6 제품을 개발하며 미세 공정 경쟁력을 확보했다. 해당 공정은 생산성과 전력 효율을 개선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가동되는 청주 M15X 공장의 생산 능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2단계 클린룸을 기존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가동하는 등 생산 기반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12조원 규모 투자를 한 번에 결정한 것은 최근 ASML EUV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ASML은 올해 1월 실적 발표에서 2025년 말 기준 수주 잔액이 388억유로(약 67조원)라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에서 ASML EUV 주문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며 "대만, 미국, 일본 등에서 팹 건설이 계속되면서 EUV 장비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확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HBM을 포함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증가와 함께 범용 D램 수요 확대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서버·모바일 등 전방 산업에서 범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공급 안정화를 위해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 것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하는 스콧 거스리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AI 수석 부사장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임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HBM과 D램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개발한 자체 AI 반도체(ASIC)인 마이아200 AI 가속기에 HBM3E를 단독으로 공급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요한 파트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는 등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UV 기반 선단 공정 전환을 통해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범용 메모리 공급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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