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뒤집기 나선 DL이앤씨···상대원2구역서 GS건설과 전면전

길해성 기자 2026. 3. 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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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하·2000억 지원 카드···조합 표심 공략
소송 병행 속 조건 경쟁 격화···시공권 사수 총력전
가처분·조합장 해임 변수···사업 향방 ‘분수령’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DL이앤씨가 11년 넘게 공들여온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조합으로부터 시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뒤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선 데 이어 공사비 인하와 착공 시기 단축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이미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경쟁은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 공사비 낮추고 금융 지원 확대···DL이앤씨 '막판 승부수'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에 공사비 인하와 착공 시기 단축, 금융 지원 확대 등을 담은 '사업 조건 변경 통지' 공문을 전달했다. 조합원 부담을 낮추고 사업 지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존 조건을 전면 수정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DL이앤씨는 3.3㎡당 공사비를 기존보다 대폭 낮춘 682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GS건설이 제안한 729만원보다 약 5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DL이앤씨가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에 제안한 사업 조건. / 그래픽=시사저널e

여기에 DL이앤씨는 ▲2026년 6월 착공 확약(GS건설 대비 2개월 빠름) ▲사업촉진비 2000억원 조달 ▲조합원 가구당 3000만원 지급 ▲분담금 입주 시 100% 납부 등 파격적인 금융 지원책을 쏟아냈다.

특히 시공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GS건설과의 손해배상 비용까지 전액 부담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이 우려하는 법적·재무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은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고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가 공사비와 금융 조건을 동시에 낮추며 수성에 나서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DL이앤씨 입장에서는 11년간 투입된 매몰 비용과 브랜드 리스크를 감안할 때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사업지"라고 말했다.

◇ '아크로' 갈등서 계약 해지까지···11년 사업 흔들린 배경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일대 약 24만㎡ 부지에 조성되는 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최고 29층 규모 아파트 약 5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조원 이상으로 성남 구도심 정비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 사업지로 꼽힌다.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2021년 도급계약을 맺었다. 현재 철거가 완료된 상태로 정비사업 단계로 보면 사실상 착공을 앞둔 막바지 구간에 해당한다.
상대원2구역 위치도. / 그래픽=시사저널e

조합과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조합은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지만 DL이앤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측 간 입장 차가 벌어졌다. 이후 갈등은 공사비와 사업 조건 전반으로 확산됐고 결국 시공사 계약 해지로 이어졌다.

조합은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시공사 교체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DL이앤씨는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시공사 교체가 추진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시공사 변경은 초기 단계에서 이뤄지지만 철거 이후 단계에서는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 법적 분쟁 가능성 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 내부에서는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추가 부담이 최소 3300억원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 가처분·해임 총회 '분수령'···조합 표심 향방 촉각

업계에서는 이달 중 나올 가처분 결과가 이번 사업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가 제기한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경우 조합이 추진 중인 시공사 교체 절차는 일단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반대로 가처분이 기각되면 조합 집행부의 교체 추진에 힘이 실리면서 GS건설 중심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 그래픽=시사저널e

조합장 해임 총회도 변수로 꼽힌다. 상대원2구역 조합원 일부는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이달 14일로 예정됐던 총회는 26일로 연기됐다. 총회 발의 조합원들은 시공사 교체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 의견 수렴과 사업비 변화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회 결과에 따라 시공사 교체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시공사 교체 방침이 재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임안이 부결되면 현 집행부가 추진 중인 교체 절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합원 표심도 향방을 가를 핵심 요소다. DL이앤씨가 공사비 인하와 금융 지원 확대 등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내세운 반면 GS건설은 브랜드 가치와 사업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단순한 시공사 경쟁을 넘어 사업 후반 단계에서 벌어지는 이례적인 시공권 재편 사례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철거까지 완료된 대형 사업장에서 기존 시공사가 조건을 전면 수정하고 법적 대응까지 병행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결과에 따라 향후 정비사업 수주전의 전략과 협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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