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주총 복귀 서정진 회장 "내년 분기배당 검토"
내년부터 분기배당 도입, 자사주 소각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으로 깜짝 등장해 주주들에게 배당 및 자사주 소각 계획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서 회장이 주총 의장을 맡은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1년만에 주총 복귀인 셈이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주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해야 하고,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예의상 제가 나서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급히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후 영업이익 3분의 1 현금배당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정책을 손보고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 회장은 "세후 영업이익의 3분의 1은 현금배당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3분의 2 재원 중 절반은 투자에, 남은 절반은 현금으로 보유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분기배당 체계도 도입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올해 영업이익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1분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며 2분기부터 전분기 대비 1000억원 이상씩 증가하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한 셀트리온 주식 추가 매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 회장은 "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 주식 250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인 지분을 시장에 매각하지는 않겠지만, 홀딩스 지분은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는 점은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총 911만주, 시가 기준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내달 1일 소각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임직원 주식 보상을 위해 남겨두려 했던 300만주까지 소각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남은 26% 규모의 약 323만주는 인수합병, 신기술 도입 및 개발,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국내 상장·셀트리온제약 합병 안 한다
비상장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를 보유한 서 회장이 홀딩스를 국내 시장에 상장할 경우, 중복 상장 문제가 불거지고 지분 교환을 통한 셀트리온 주식 확대 우려가 있어 일부 주주들의 반발을 사왔다. 이에 서 회장은 "지주사를 한국 시장에 상장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못 박았다.
지주사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해왔으나, 미국 시장에서는 투자회사의 직접 상장이 막혀 있어 사업회사와의 합병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비상장 홀딩스를 유지하는 것이 상속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주주들의 질문에는 "홀딩스를 상속하려면 상속세만 8조원이 필요하다"며 "그 돈을 낼 수도 없고, 상속 때문에 주가를 누른다고 하는데 주가를 누르고 싶은 사람이 주식을 샀을 리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정부에도 상속세를 낮춰달라고 말하고 있다"며 "세금 낼 돈이 없으니 주주분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가능성도 거듭 부정했다. 서 회장은 "당초 주주들의 합병 요구가 있었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합병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기 이사 사임…서 회장이 사업부문 직접 맡아
경영진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온 김형기 이사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했으며, 그가 맡아온 사업부문은 서 회장이 맡기로 했다. 사업 공백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사내이사인 김형기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이날 주총에서는 신민철 이사가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기우성 사내이사와 고영혜·최원경·최종문 사외이사는 이날 주총 결의를 통해 재선임됐다.
서 회장은 사외이사 구성의 독립성에 대해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사외이사는 모두 외부 추천을 통해 선임된 인사들로, 서 회장과 개인적 친분을 가진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 개최 전까지 안건을 본인도 사전에 받아보지 못하는 구조"라며 "셀트리온에 거수기 사외이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bw_ls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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