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폭력 혐의로 제명된 노조 간부 복권···새 집행부의 ‘2차 가해’에 피해자 고통

한국전력 자회사 한전MCS주식회사의 노동조합에서 성폭력 혐의로 제명된 노조 간부가 집행부가 바뀐 뒤 노조원 자격을 회복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회사도 성폭력 혐의를 인정해 징계했지만 새 노조위원장은 “법원 판단이 끝나지 않았다”며 복권을 강행했고 법원 1심 판단이 나온 뒤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2차 가해” 등 고통을 호소했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노총 한전MCS 노조는 2024년 1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조합원에서 제명했다. A씨는 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같은 노조 여성복지실장을 맡은 B씨를 수 차례 성희롱·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노조 징계에 앞서 회사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도 2023년 12월 A씨의 성희롱 혐의를 인정해 정직 3개월을 결정했다. 고충심의위는 A씨의 성추행 혐의는 고소등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라고 B씨에게 안내했다. 청주지방법원은 지난달 10일 A씨가 B씨에 대해 2022년 9월과 2023년 8월 성추행한 혐의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7월 노조원으로 복권됐다. 지난해 5월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고 열린 1차 중앙위원회에서 A씨 등의 조합원 신분 회복 안건에 대해 위원 19명 중 17명이 찬성 표를 던졌다. 이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8명은 ‘당시 성추행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중 일부는 A씨 성추행 사건 당시 자리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최근 일련의 사건을 겪은 뒤 우울증으로 산재를 인정받았다. B씨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만 해줬어도 좋았을 텐데, 저에게 가정파탄범이라고 말하고 잘못된 소문을 퍼뜨리는 등의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며 “여성복지실장인 저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전체 직원의 40%가 여성인 우리 회사에서 또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노조에선 여성분과위원회도 없어졌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여성 인권 보호가 강화되는 노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A씨는 성희롱·성추행 사실을 부인했다. A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성추행을 한 사실이 전혀 없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항소했다”며 “B씨와는 오빠-동생으로 오랜 시간 가깝게 지내왔는데, 전 위원장과 제가 사이가 멀어진 이후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출직 임원은 조합원의 투표로만 탄핵할 수 있는데 징계위에서 제명을 결정한 것은 노조 규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노조위원장인 C씨는 “A씨가 계속 억울하다고 하고 아직 법원 판결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차원에서 복권을 시킨 것”이라며 “제가 잘못 판단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회의를 열어서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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