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위 프리마돈나

이승률 2026. 3. 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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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발성과 섬세한 음악 해석을 기반으로 오페라, 오라토리오, 콘서트는 물론 뮤지컬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프리마돈나 한경미가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혼마골프의 ‘베레스 10’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골프] 

“무대 위 숙련된 감각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듯, 혼마 베레스 역시 오랜 시간 축적된 장인의 정교함과 엄격한 기준 속에서 만들어진다. 완벽을 향한 태도는 무대와 필드를 넘어 닮아 있다”


- 요즘 근황이 궁금하다.
“매년 신년 음악회 무대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데, 올해는 조금 특별하게 새해를 맞았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서 ‘패티’ 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 극 중 ‘패티’는 전설적 소프라노 아델리나 패티를 모델로 한 인물이다. 실제 소프라노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아델리나 패티는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가 ‘19세기 최고 소프라노’라고 평했을 만큼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그런 인물을 연기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극 중에서 패티의 등장은 안나가 죽음을 결심하는 비극적인 장면과 맞닿아 있다. 단 한 곡으로 4분 남짓 짧은 무대지만, 극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이다. 작품 안에서 오페라 가수로 등장한다는 점 역시 의미 있다.”

- 유명 소프라노로서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도전이라기보다 우연에 가까웠다. 2019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재연 소식과 함께 패티 역 오디션 이야기를 들었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워낙 인상 깊게 본 터라 급히 영상과 음원을 준비해 지원했다. 감사하게도 기회를 얻었고, 그때 처음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패티라는 인물을 만났다. 올해 다시 같은 역할로 무대에 서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 성악가로서 수많은 오페라 무대에 섰고, 최근에는 뮤지컬 배우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각 장르의 매력은.
“음악과 미술, 무용이 어우러진 종합 무대예술이라는 본질은 같다. 다만 표현 방식과 언어, 그 안에 흐르는 에너지의 결은 분명 다르다. 오페라가 서양 클래식 음악의 형식미와 전통의 정점에 서 있다면, 뮤지컬은 관객과 공감한다는 측면에서 더 가깝고 직관적이다.”


- 무대 밖에서는 골프를 즐긴다고.
“즐긴다기보다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아직 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 골프에 입문한 계기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수십 년간 골프를 치며 몸과 마음을 다스려왔다. 2010년쯤 처음 골프채를 잡았는데, 사실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큰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한 건 2020년 무렵이다. 정식으로 레슨을 받으면서 골프의 짜릿함을 알게 됐다.”

- 성악과 골프, 전혀 다른 두 분야가 닮았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나.
“두 분야 모두 하체의 코어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체를 단단히 지탱하고 상체의 힘을 빼야 소리가 자연스럽게 올라오듯, 골프 역시 힘을 덜어낼수록 스윙이 안정된다. 결국 핵심은 리듬과 균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도 닮았다.”

- 이번 인터뷰는 혼마골프와 함께했다.
“처음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클럽이 혼마 제품이었다. 골프의 시작을 혼마와 함께한 셈이다. 그만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특히 혼마는 정교하고 섬세한 클럽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실제로 입문자부터 프로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부드러운 스윙과 안정적 탄도를 돕는다는 이야기를 주변 지인에게 자주 듣는다.”

- 사진 촬영은 ‘베레스 10’과 함께했는데.
“‘베레스’ 시리즈는 혼마를 상징하는 라인이다. 골퍼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직접 보니 장비라기보다 완성도 높은 공예품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일본의 유리공예에서 영감받은 디자인과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나처럼 스윙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골퍼에게 최적화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 필드에서 경험해보고 싶다.”

- 골퍼는 골프로 인생을 배운다고 한다. 골프를 통해 얻은 인생의 교훈이 있다면.
“아직 인생을 논할 만큼의 실력은 아니지만, 골프를 하며 배운 점은 분명하다. 18홀을 도는 동안 그 사람의 성향과 삶의 태도, 에티켓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필드 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감정에 솔직하되 표현할 때는 한 번 더 숨을 고르고 신중해지는 것,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는 스스로를 믿고 당당하게 맞서는 태도까지. 그 모든 과정이 스윙을 넘어 내가 삶을 대하는 방식과 닮았다고 느낀다.”

소프라노 한경미는... 연세대 음악대학을 거쳐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 음대를 수석 졸업했으며, 유럽과 미국·아시아를 오가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다. 베를린 필하모닉과 베를린 도이체 오퍼,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정통 클래식의 정수를 선보여온 그녀는 최근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폭넓은 활동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공연은 3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김린용 | 스타일리스트 천유경 | 헤어&메이크업 장하준 | 한경 프레스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