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셀트리온 주총 마이크 잡은 서정진 회장 "AI와 로봇 투입 확대"

최영찬 기자 2026. 3. 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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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업무는 AI에, 생산은 로봇에"…아들들 회사 '애나그램' 질문엔 "개인적 투자" 일축
[비즈한국] 셀트리온이 핵심 생산시설에 로봇과 AI(인공지능) 도입을 공식화하며 제약·바이오 산업 내 고용 구조 재편을 예고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로봇의 공장 투입 계획 등을 밝혔다.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로봇 1대당 가격이 7000만 원 이하라면 4·5공장에 로봇이 들어갈 것이다”면서 “기존 공장에도 로봇이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날 주총에 앞서 인천 송도캠퍼스에 1조 2265억 원을 투자해 18만 리터 규모의 4·5공장을 동시에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급증하는 의약품 CMO(위탁생산) 케파 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해 생산 공정 효율과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최근 로봇과 AI 기술 도입 확대로 향후 고용 규모가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 회장은 “AI가 보조업무를 다 해버리니 인원 충원 규모도 줄고 경력사원 위주로 뽑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가적으로는 고용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최근 일라이릴리로부터 인수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생산시설의 증설 규모를 기존 6만 6000리터에서 7만 5000리터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와 브랜치버그 생산시설 증설이 완료되면 DS(원료의약품) 기준 셀트리온의 생산케파는 31만 6000리터에서 57만 1000리터로 확대된다.

증설 자금의 일부는 자사주로 충당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자사주 5.34%(1233만 6466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2조 3230억 원 상당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주총을 통해 4%에 해당하는 911만 주는 소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322만 6466주는 매각해 증설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일정기간 록업(보호예수)을 걸어두는 것을 조건으로 매각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창립 멤버인 김형기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대표 부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리더십에도 중요한 분기점을 맞았다. 기존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기우성 제조개발사업부 총괄대표가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돼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대표 겸 이사회 의장과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 대표의 사임으로 인한 공백은 당분간 서 회장이 챙기기로 했다. 서 회장은 “김 대표가 맡던 판매 업무는 당분간 제가 맡기로 했다”면서 “기우성 대표의 은퇴시기를 묻는 질문도 많지만 증설 등 현안이 많은 만큼 기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은 당초 대표이사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대외환경 변화로 인한 영향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주주에게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서 회장이 이사회 승인을 거쳐 직접 의장을 맡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의 20~30%가 통과하는 호즈무르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한편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환율 상승 압박이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셀트리온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유가 상승에 따라 전력비 부담은 영향받을 수 있지만 처방약 특성​상 경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주력 시장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인 만큼 매출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수출 중심기업이다 보니 환율이 상승하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최근 장차남이 출자 설립한 법인 ‘애나그램’에 대한 질문에 “셀트리온과 관계없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장에 주주들이 입장하는 모습. 사진=최영찬 기자

주총이 끝난 이후 열린 주주와의 간담회에서는 최근 비즈한국이 단독 보도한 애나그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애나그램에 셀트리온 자금이 들어가는지, 셀트리온과 어떤 관계인지 등을 질의했다.

비즈한국은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와 차남 서준석 수석부회장이 각각 50% 지분을 출자해 ‘부동산 경매 및 공매 입찰업’ ‘부동산 매매업’ ‘부동산 분양업’ ‘부동산 컨설팅업’ ‘데이터베이스 개발 및 판매업’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업’ ‘경영 컨설팅업’ 등의 사업목적을 가진 법인 ‘애나그램’을 설립했다고 얼마 전 보도했다(관련 기사 [단독] 셀트리온 2세 서진석·서준석의 개인 법인 '애나그램'에 쏠리는 눈).​

부동산이나 소프트웨어는 셀트리온그룹과 접점이 크지 않은 분야여서 애나그램 설립 목적에 궁금증이 제기된 터였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서진석 대표에게 물어봤는데 형제가 투자를 해보고 싶어서 만든 회사라고 했다”면서 “셀트리온과는 관계없는 회사다”고 일축했다.

서진석 대표도 직접 나서 “애나그램은 셀트리온과 무관한 사업을 하는 회사다. 업종은 다양하게 기록할 수 있는 부분이며 향후 공장 운영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상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해 부동산 매매 등의 내용이 사업목적에 포함됐다”​라며 자신은 애나그램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셀트리온에 집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영찬 기자(chan111@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