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필리핀에 '탄약 생산거점' 추진에... "전쟁 위한 물류기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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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필리핀 서부 수빅에 탄약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전으로 부족해진 탄약을 보충할 거점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필리핀에서는 "미국에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찬성 여론과 함께 "필리핀이 군사화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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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빅만에 탄약 시설 추진
일각선 "한국 사드를 보라, 통제권 없을 것"

미국이 필리핀 서부 수빅에 탄약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전으로 부족해진 탄약을 보충할 거점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필리핀에서는 “미국에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찬성 여론과 함께 “필리핀이 군사화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산업회복파트너십(PIPIR)’은 지난주 필리핀에 탄약(30㎜ x 173㎜)을 조립 및 포장하는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PIPIR은 미국과 동맹국이 방산 협력을 꾀하는 협력기구로, 필리핀·싱가포르·호주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하루 탄약 비용은 기존 1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2조6,800억 원)로 치솟았다. 미 국방부는 고갈된 화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회에 2,000억 달러(약 268조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미국이 보급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리핀을 생산 거점으로 택한 것이다. 필리핀 수빅만에는 1991년 폐쇄되기 전까지 가장 큰 미군 해군 기지가 있었다.
필리핀의 탄약 거점화는 지난해부터 이슈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백악관을 방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탄약 생산 시설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몇 달 안에 (필리핀은)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탄약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 시설은 필리핀 자주 국방을 지원하고 ‘필리핀해'(남중국해) 상황에 대응할 방안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정작 필리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리아 모니카 고르스카 영국 센트럴랭커셔대 동아시아 연구원은 “워싱턴이 한국의 반대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등을 중동으로 재배치한 것은 동맹국들이 자신들 영토에 있는 미국 군사자산에 행사할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필리핀이 탄약 기술, 생산량 등을 통제할 능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필리핀 정치권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필리핀 진보야권 연합 마카바얀은 “미국의 전쟁이 중동을 황폐화하고 불안정을 확대하는 시기에 필리핀이 미국의 전쟁을 위한 물류 기지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무기 생산은 중립적 산업이 아니라 분쟁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이며, 필리핀을 군사화 방향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사샤 차브라 대만 국방안보연구소 방문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에 산업 패권을 내준 후 지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에 더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점점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되고 있지만, 미국과의 방산 협력은 아시아 동맹국이 워싱턴에 자신들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핵심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정지용 특파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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