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쟁 여파에 주문 늘었지만… 수출 여건은 ‘먹구름’
선풍기 등 中 가전 주문 늘었지만
수출 여건 악화… 경기 둔화 우려
이란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급등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서 중국산 소형가전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이는 실제 수요 확대라기보다 향후 비용 상승 우려로 주문을 앞당긴 선구매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단기 수요 증가와 달리 수출 여건 전반은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최근 미국·유럽 바이어들은 선풍기 등 중국산 소형가전 주문을 약 10% 안팎 늘리는 방안을 중국 제조업체들과 논의 중이다. 전쟁 장기화로 내년에는 생산 비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20% 이상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가격을 둘러싼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일재경은 “3월 기준 플라스틱, 구리, 철강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전월 대비 20~30% 상승하면서, 중국 제조업체들이 부담하는 제조 원가가 20% 이상 올랐다”며 “여기에 원유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생산 비용 압박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중국의 상대적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남아시아 업체들은 공급망 불확실성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 중국 업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전업체 러투(乐途)전기의 리밍양 대표는 “동남아의 원유 비축량은 30일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은 비교적 공급망이 안정적”이라며 “납기 역시 중국보다 길고 일부 부품을 여전히 중국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일부 주문이 중국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선구매 수요 증가를 제외하면 물류비, 보험료, 원자재 조달 등 수출을 둘러싼 주요 비용 구조가 대부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월 기준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은 35% 상승했고, 보험료는 143% 급등했다. 여기에 컨테이너당 최대 4000달러(약 600만원)에 달하는 전쟁 할증료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제조업체들은 구리와 알루미늄 등 원자재 조달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미디어(Media), 하이얼(Haier), 그리(Gree) 등 중국 가전업체들의 매출총이익률은 최대 6%포인트 감소한다.
실제로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중국 수요 감소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 중국의 중동 수출은 지난 5년간 두 배로 늘어 2025년 1200억달러(약 180조원)를 넘어섰다. 올해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이 23% 증가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한 달째에 접어들면서, 중동 바이어들의 주문이 점차 끊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는 “에어컨을 예로 들면, 지난해 중국은 중동에 1700만대 이상을 수출했고 이는 전체 수출의 20%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3월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국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위축돼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경우 과잉생산 심화, 가격 경쟁 격화, 기업 이익 감소 등 연쇄적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지난 2년 동안 높은 글로벌 수요 덕분에 수출을 확대할 수 있었고,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속에서도 경제를 지탱해 왔다. 그 덕분에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강하게 추진하지 않아도 되는 정책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다면 이러한 정책적 여유는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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