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김도영 친구’로 더 많이 불리지만… 증명의 시간 마주한 KIA 윤도현, ‘03 황금세대’ 새 얼굴을 꿈꾼다

올해로 프로 입단 5년째가 됐지만, KIA 내야수 윤도현(23)은 아직도 ‘김도영의 친구’로 더 많이 불린다. KIA 입단 동기이자 원정 룸메이트이기도 한 김도영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
중·고교 시절 수도 없이 맞붙었던 라이벌이기에 그런 호칭이 달갑잖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윤도현은 “정말 대단한 선수와 친구라는 이유로 제가 보여준 것 하나도 없을 때부터 좀 더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영이는 제가 워낙 좋아하고 리스펙트하는 선수다. 고등학교 때는 경기 끝나면 안타 몇 개 쳤나 비교도 하고 그랬는데 프로 입단 후에는 아예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신인 시절부터 ‘같이 경기 나가는 것도 낭만이겠다’며 서로 응원을 많이 했다. 도영이하고 같이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김도영은 김도영이고, 윤도현은 윤도현이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 윤도현은 2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시범경기에 1루수로 자주 나섰다. 이범호 KIA 감독은 윤도현을 어떻게든 선발로 기용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만큼 윤도현의 타격 재능을 높이 평가한다.
윤도현은 지난해 6월 손가락 골절로 전력 이탈했다. 내야 타구를 잡으려다 손가락을 맞았다. 4경기 4홈런을 몰아치는 등 타격감이 절정이던 때였다. 윤도현은 “그간 부상 중에서 가장 힘든 부상이었던 것 같다. 100% 컨디션이었고, 처음 공에 맞았을 때도 단순 타박인 줄 알았다”고 했다.
아쉬움이 컸지만 재활 기간을 허투루 보낼 수는 없었다. 하체 단련, 스트레칭 등 할 수 있는 다른 방식으로 몸을 만들었다. 10개 구단 5경기를 매일같이 챙겨보면서 상대해야 할 투수들을 살펴봤고, 다른 타자들은 어떻게 치는지도 돌아봤다.
23살 어린 나이지만 윤도현은 진중한 선수다. 최근 시범경기 기간 결과가 썩 좋지 않았을 때도 지난 타석 영상들을 모두 돌려보고 고민하며 해법을 찾으려 했다. 윤도현은 “워낙 빠른 공도 많고 좋은 변화구도 많아서 나도 모르게 공을 좀 더 오래 보려고 했던 것 같다. 스탠스가 넓어지고 자세가 숙여졌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공을 많이 따라가게만 되더라. 원래대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도현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연타석으로 잠실 담장을 넘겼다.

같은 팀 김도영 뿐 아니라 KT 안현민, 한화 문동주 등 윤도현과 같은 2003년생 선수들이 리그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03년생 세대’가 한국 야구 새로운 황금세대로 기대를 모은다.
윤도현은 “친구 복이 많다. 도영이 외에도 (문)동주는 초등·중학교도 같이 나왔고 워낙에 친한 사이다. (안)현민이하고도 고교 때부터 서로 자주 연락했다. 현민이가 군대 가 있는 동안 더 친해졌다. 야구 열정만 따지면 아마 현민이가 1등인 것 같다”면서 “제가 봐도 지금 2003년생 선수들이 한국 최고가 아닌가 싶다. 당장 저하고는 관련도 없지만 자부심이 든다”고 했다.
물론 그저 감탄만 할 생각은 없다. 윤도현은 “저 역시 당연히 그 라인에 들고 싶다. 올해부터는 분명히 증명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불운한 부상이 뼈아팠지만, 지난해 그 가능성의 한 조각을 보였다. 윤도현이 새 시즌 자신만의 길을 시작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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