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준기 리스크?···‘검찰 고발 건’ 설전 오간 DB하이텍 주총
DB하이텍, 주총서 주주제안 4개 안건 모두 부결
“회사 경영과 무관···법원 판결 앞서 언급할 내용 없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DB하이텍이 제73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소액주주연대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건과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3개의 안건 모두 부결했다.
24일 경기 부천시 DB하이텍 본사에서 개최한 주총 현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검찰 고발과 관련해 '위장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해달라는 소액주주들의 요구와 회사의 해명으로 설전이 오갔으며,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견제를 강화해달라는 경고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DB하이텍은 독립이사로서 사외이사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한편, 이번 오너 리스크로 우려되는 정부 지원금 유치도 차질 없이 절차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위장계열사 의결권 제한해야" vs "회사 경영과 무관"
앞서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공정위의 검찰 고발로 김준기 회장의 오너 관련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졌다며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을 정식 요구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 올렸다. 소액주주연대는 내부 투표를 진행해 이상목 대표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추대했다.
이로써 이날 주총에 제4호 의안으로 올라온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선 이사회가 추천한 김재익 감사위원 후보와 소액주주연대가 올린 이상목 대표 2명이 후보자로 올라왔다. 투표 결과 김재익 후보는 찬성표 91.9%로 사외이사 선임이 확정됐지만, 이상목 대표는 7.6% 찬성에 그쳐 부결됐다.
임기 만료로 이번에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으로 올라온 황철성·윤영목 감사위원 후보자 역시 각각 86.8%, 87.5%의 찬성으로 재선임이 확정됐다.
이상목 대표는 "윤영목 사외이사는 국민연금 출신으로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지 원칙에 대한 이해는 누구보다 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에 발생한 공정위 검찰 고발 사건 관련 위장계열사로 인해 회사가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의견들이 나오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설명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영목 사외이사는 "공정위, 검찰 등 현재 조사 중인 건에 대해서 오늘 주총 현장에서 이런 개별 사안에 대해 앞서 판단하거나 의견을 제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외이사로 재선임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가치와 전체 주주 이익을 위해 독립 이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공정거래 특별 조사 신설의 건 ▲내부거래위원회 신설의 건 ▲위장계열사 부당 거래 진상 규명을 위한 법원검사인 선임 신청 권고의 건 등 나머지 3개의 안건역시 모두 부결됐다.
이상목 대표는 "주주들 서명을 받아서 보낸 4가지 질문 중 하나는 회사가 답변을 해줬으면 좋겠다. 위장계열사 지분 관련된 의결권을 자발적으로 제한할 건지 물어보는 것으로, 여기에 대한 답변이 없으면 의결권을 어떻게 산정해서 주총 결과가 나오는 건지 신뢰할 수가 없다"며, "공정위의 이번 검찰 고발 관련 보도자료를 보니까 수십개의 증거가 나왔다. 내가 사외이사 후보로 나온 이유는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사로는 견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아서 일하게 될 사외이사들은 명심하고 주주들 대신해서 독립적으로 역할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매번 이사회에서 다 찬성하는지 신기하고, 스스로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공정위는 김 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그 산하의 삼동흥산, 빌텍 등 15개 재단회사를 실질 계열사로 보면서도 지정 자료에서 누락했다며 검찰에 고발을 결정했다. 이 구조가 총수의 지배력 유지와 사익 추구에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특히 DB하이텍은 비금융 계열사 중 재무 규모가 크지만 동일인 측 지분율이 낮아, 내부 지분 유지에 민감한 상황이라고 언급했음. 지난해말 기준 DB하이텍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주)DB Inc.가 19.52%로 최대주주로 있고, 김준기 회장(3.68%)과 더불어 삼동흥산(2.29%), 빌텍(1.35%), DB김준기문화재단(0.63%) 등 재단 계열사들이 주요 주주로 확인된다.
이상목 대표는 "자본시장법 147조와 150조에 의거하면 공시를 잘못할 시 6개월 동안 의결권이 제한되도록 돼 있다"며, "회사가 공시를 잘못한 걸 인정하고 스스로 공시한건데 그러면 의결권 제한이 돼야 정상으로, 법리 검토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양 CFO "이는 위장계열사가 확정돼서 공시한 부분이 아니고, 절차상 공정위가 검찰에 고소하면 그 사실 자체를 공시하라고 해서 공시한 부분"이라며, "위장계열사 이슈는 검찰과 법원 판단이 있고 난 뒤에 명확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DB하이텍 "국민성장펀드 유치 문제없을 것···정부 우호적인 상황"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이같이 DB하이텍을 둘러싼 공정위의 위장계열사 고발과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으로 인해, 정부의 반도체 육성을 위한 1조 5000억원 규모의 지원금(국민성장펀드) 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DB하이텍은 현재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상우캠퍼스 8인치(200mm) 파운드리 신규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28년까지 2700억원, 2030년까지 총 1조 5000억원 규모로 생산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이날 주총을 마치고 진행한 IR 설명회에서 "국민성장펀드 관련해선 절차에 따라 3월말쯤 1차 심사 관련 서류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지배구조 문제로 우리가 배제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절 받은 내용이 없으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서 대응하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선 우리가 국내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어서 정부쪽에서도 우호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상우캠퍼스 신규 공장의 경우 당초 공시한 다음달부터 기본 설계를 시작해 지난해 말경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지자체 주무관청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공사가 잇따라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DB하이텍은 작년부터 8인치 파운드리 공장의 사실상 풀가동 상태를 계속 유지 중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선두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12인치 선단공정에 집중하면서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8인치 반도체 생산능력은 전년 대비 약 0.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엔 이보다 2.4%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8인치 수요는 현재 탄탄하다. TSMC가 3분의 1 정도로 8인치 캐파를 점진적으로 줄인다는 얘기가 있었고, 삼성전자도 사실상 8인치 공급을 축소하겠다고 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지난 2024년 2500억원을 투자해서 클린룸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현재 진행 중이다. 웨이퍼 기준 월 생산량 3만 5000장 수준의 캐파를 증설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2027년도 하반기쯤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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