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다음 승부처는 자율주행···테슬라 선점 속 현대차 ‘추격 가속’
테슬라 FSD로 수익 모델 선점···구독형 전환 본격화
현대차, 조직 개편·엔비디아 협업으로 레벨4 상용화 속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빠르게 격화되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들어서며 주행거리 경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은 다음 승부처로 자율주행 기술을 지목하고 있다.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도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엔진과 디자인이 차량 선택의 핵심 요소였다면, 전기차 전환 이후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주행거리가 400~500km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자율주행 기술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기술 경쟁력을 넘어 수익 구조 변화까지 이끌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구독형 서비스 도입이 가능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 테슬라, FSD로 기술·수익 앞서나가
테슬라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된다.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중심으로 차량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 모델을 구축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테슬라 누적 판매량이 약 900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12%가 해당 기능을 사용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FSD 미적용 차량을 제외하면 실제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FSD를 단순 옵션이 아닌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차량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은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차량 판매 확대와 연결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자율주행 시장이 앞으로 갈수록 빠른 속도로 커질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은 매출 증대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5년 31억2000만달러에서 2026년 45억2000만달러, 2034년엔 798억3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평균 성장률이 43%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확보와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며, 일부 기업은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를 확대하는 등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자율주행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술 주도권 확보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현대차, 조직 재편·글로벌 협업으로 추격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 격차를 좁히기 위해 조직 개편과 외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 출신인 박민우 사장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선임하며 자율주행 사령탑으로 앉혔다.
이를 통해 기존 제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핵심인 인공지능 연산과 데이터 처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기술력 향상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 2부터 레벨 4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아키텍처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하이페리온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센서,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통합한 표준 설계구조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하이페리온 도입을 계기로 영상·언어·행동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학습과 성능 고도화, 실제 차량 적용, 데이터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레벨4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로보택시 등 무인 이동 서비스 분야 진출을 추진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은 이달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버와 함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구글 웨이모 등 외부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기술 내재화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아트리아 AI를 중심으로 독자 자율주행 투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락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함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신흥 완성차 업체들처럼 자체 칩과 생태계 내재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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