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마운드 가서 'MLB 승격' 육성 공지→끝내 울먹인 투수…'류현진 전 동료'가 안긴 낭만적인 선물

한휘 기자 2026. 3. 2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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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의 꿈을 꾸던 24세의 젊은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을 받았다.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카터 바움러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6 MLB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바움러는 5회 초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스탈링 마르테와 조너선 인디아를 연속 땅볼로 정리하며 빠르게 2아웃을 잡아냈다. 그런데 갑자기 벤치에 있던 스킵 슈마커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규정상 투수 교체는 아직 불가능한 상황.

슈마커 감독은 바움러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건네고 벤치로 돌아갔다. 바움러와 주변 선수들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퍼졌고, 바움러의 등을 토닥이며 무언가 이야기하는 선수도 보였다. 다시 투구에 나선 바움러는 아이작 콜린스를 삼진으로 잡고 등판을 마쳤다.

슈마커 감독은 대체 왜 마운드에 방문한 걸까. 바움러가 현지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말을 밝혔다. 바움러는 "예상 못 했다. '왜 올라오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운드에 오더니 내가 MLB 로스터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정말 멋진 일이다"라고 전했다.

2002년생 우완 투수인 바움러는 2020 MLB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간신히 더블A까지 승격한 가운데 입단 후 5년이 경과해 '룰5 드래프트' 지명 대상자가 됐다.

볼티모어가 40인 로스터에 그를 등재하지 않으면서 드래프트를 통해 타 팀으로 이적할 길이 열렸다. 그리고 지난해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지명을 받았다. 그 직후 피츠버그는 우완 투수 야이커 가르시아를 받고 바움러를 텍사스로 트레이드했다.

룰5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는 규정상 1년 내내 MLB 로스터에 꼭 등재돼야 한다.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내려면 웨이버 공시를 꼭 해야 하며, 이때 원소속팀이 소정의 금액을 내고 선수를 재영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필요 없다고 느끼면 구단은 타 팀의 웨이버 클레임과 원소속팀의 재영입 가능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드래프트 지명 선수 가운데 벌써 2명이 이 과정을 거쳐 원소속팀으로 복귀했다.

따라서 바움러도 결코 안심할 처지는 아니었다. 다른 마이너리거들과 마찬가지로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확실히 보여주지 않으면 MLB 데뷔는 꿈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움러는 실력으로 증명했다.

시범경기에 8번 등판해 9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유지했다. 삼진 10개를 잡는 동안 피안타 4개, 볼넷 2개를 허용한 것이 전부였다. 최고 시속 96마일(약 154.5km)의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앞세워 호투했다.

이에 텍사스 구단은 개막을 목전에 두고 바움러를 안고 가는 결단을 내렸다. 보통 이런 사실은 경기장이 아닌 라커룸이나 사무실 등에서 전달되지만, 슈마커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 내야수들이 다 모인 곳에서 바움러에게 '낭보'를 전했다.

바움러는 "처음에는 교체라도 되는 줄 알았다. 보통 감독이 올라오는 거면 (등판이) 끝날 때지 않나"라며 "로스터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들이 축하해 줬다. 너무 특별한 일이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정말 힘든 시간을 견뎌 왔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돌이켜보면, 묵묵히 꾸준히 노력해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쁨을 드러냈다.

한편, 바움러에게 '깜짝 선물'을 안긴 슈마커 감독은 현역 시절 LA 다저스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한솥밥을 먹은 인물로도 유명하다. 2023년 마이애미 말린스의 감독으로 부임해 2년간 재직했고, 올해부터 텍사스를 이끌기 시작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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