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X파일] "불 보면 충동 못참아" 봉대산 불다람쥐..변호사 "그게 감형 사유될 수도"

김양원 2026. 3. 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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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3월 24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흥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김씨에게 걸린 현상금은 무려 3억 원이었습니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에게 걸린 현상금이 5천만 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금액이죠.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봉대산 불다람쥐"라고 말이죠. 울산 동구 일대에선 정말 이상하리만큼 산불이 반복됐습니다. 처음엔 담배꽁초 같은 실화가 아닐까 의심됐지만, 같은 지역에서, 비정상적으로 불이 거듭되자, 수사당국은 결국 고의적인 방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죠. 그리고 그 의심은 사실이었습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이어진 연쇄 방화. 하지만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범인은 통 잡히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범행은 점점 더 대담하고 치밀해졌죠. 그렇게 17년 만에 붙잡힌 방화범 김 씨. 더 놀라운 건 그의 정체였습니다. 너무나도 평범한 회사원이자 한 집안의 가장인 50대 남성이었죠. 알려지기론, 당시 산불감시원 주변을 맴돌며 "불다람쥐가 아직도 안 잡혔냐, 고생 많으시다" 태연히 안부까지 물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결국 꼬리를 잡혔고 그렇게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근데, 올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된 함양 산불, 이 불을 낸 혐의를 받는 인물, 바로 김씨였습니다. 10년을 복역하고도 또다시 산에 불을 질렀단 의심을 받는 상황, 하지만 형법상 누범 가중 요건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이게 어떤 의미인 걸까요. 그리고 검찰은 어떤 혐의까지 적용해야 다시는 사회로 돌려보내선 안 된단 수준의 중형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흥준 :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의 임흥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함양 산불, 올해 첫 대형산불이었죠. 축구장 300개가 넘는 산림을 태우고, 사흘 만에야 겨우 꺼졌는데, 불이 꺼진 뒤 가장 주목된 건 도대체 왜 이 불이 났느냐, 즉 화재 원인이었거든요. 경찰이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왔는데, 결국 방화로 결론이 난 건가요?

◆ 임흥준 : 네, 맞습니다. 이번 함양 산불은 올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됐는데요. 당시 초속 20미터가 넘는 강풍까지 불어서 진화에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경찰이 주목한 건 발화 지점이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이 도로에서 120미터 이상 떨어진 산비탈이었거든요. 담배꽁초나 실수로 불이 붙기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경찰은 합동 감식과 CCTV 영상 분석, 압수수색 등을 통해 수사를 벌였고, 산불 현장마다 반복적으로 포착되는 수상한 차량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그 차량의 주인인 60대 남성 김 씨를 지난 13일 긴급체포했고, 처음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가 경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물증을 제시하자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 이원화 : 붙잡힌 용의자가 충격적이게도, 과거 연쇄 방화를 저질렀던 인물이라면서요? 당시 어느 정도 규모의 범행을 저질렀던 겁니까?

◆ 임흥준 : 네, 정말 충격적인 부분인데요. 붙잡힌 김 씨가 바로 그 유명한 '봉대산 불다람쥐'입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울산 동구 봉대산 일대에서 총 96차례에 걸쳐 산불을 낸 인물입니다. 또 얼마나 대담했냐면요, 경찰이 전담 수사팀까지 꾸리고 산불감시원까지 배치했는데도 수사망을 유유히 피해 다니면서 범행을 반복했고, 이 사람에게 걸린 현상금은 무려 3억 원까지 치솟았었습니다. 비교를 해드리면,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에게 걸린 현상금이 5천만 원입니다. 방화범에게 그 6배에 달하는 현상금이 걸렸다는 건, 당시 사회적 공포와 피해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죠.

◇ 이원화 : 오프닝에서도 이야기 나왔지만, 산불감시원 주변을 맴돌면서 "아직도 방화범 안 잡혔냐, 어유 고생 많으시다" 이런 행동까지 했다는 것 아닙니까. 아무튼 17년 만에 잡혔는데, 잡고 보니 아주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면서요?

◆ 임흥준 : 네, 2011년에 CCTV에 포착된 수상한 남성의 정체를 추적해보니, 너무나 평범한 회사원이자 한 집안의 가장인 50대 남성이었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불을 보면 희열을 느끼고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른바 '방화벽(放火癖)', 즉 방화에 대한 병적인 충동을 가진 인물로 볼 수 있는 거죠. 결국 2011년에 검거돼 2005년 12월부터 2011년 3월까지의 범행 37건으로 기소됐고, 나머지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21년에 출소했는데, 이번에 또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 이원화 : 말씀해주신 대로라면 2021년에 출소했다는 건데 지금 문제되는 사건은, 올해 초 범행이란 말입니다. 동일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기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해주시죠.

◆ 임흥준 : 네, 형법 제35조에 따르면, 누범이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경우를 말합니다. 누범으로 인정되면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김 씨의 경우, 2021년에 출소했고, 이번 범행이 2026년 초니까, 출소 후 약 4~5년이 지나, 누범 가중의 요건인 '집행 종료 후 3년 이내'를 이미 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법률상 누범 가중 규정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누범 가중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여러 정황상 중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만, 그럼에도, 검찰이 최대한 무거운 처벌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혐의, 어디까지고, 그렇게 되면 최대 어느 정도의 형량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세요?

◆ 임흥준 :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이번 범행이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으니 경합범 가중도 됩니다. 더 나아가서, 이번 산불로 인근 주민 8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비닐하우스와 농막이 전소됐습니다. 만약 불이 번진 지역에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이 있었다면 형법 제164조의 현주건조물방화죄의 적용도 검토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세 차례 범행이 모두 입증된다면, 각 범행을 경합범으로 처리해 형량을 상당히 높일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수십 년의 징역형도 가능한 구조입니다.

◇ 이원화 : 여죄를 수사 중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만약 2022년이나 23년이라든지, 이전의 추가적 범행을 더 밝혀낸다면 그러면 누범 가중 요건, 적용 가능성이 생기는 겁니까?

◆ 임흥준 :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주셨는데요. 만약 2022년이나 2023년에 저지른 추가 범행이 밝혀진다면, 2021년 출소 후 3년 이내에 해당하니까 그 범행에 대해서는 누범 가중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2022년 범행을 기준으로 하나의 상습방화 포괄일죄로 묶인다면 이번 2026년 범행도 누범 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추가 범행이 실제로 입증됐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경찰이 현재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하니, 수사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지겠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경우, 형벌 외에, 추가적으로 치료나 관리, 이런 것도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사실 방화라는 죄가 성범죄와 더불어서 재범의 위험성이 아주 높은 범죄의 유형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어떻게 보세요?

◆ 임흥준 : 네, 일단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심신장애나 정신적 이상으로 인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도록 할 수 있고, 실제로 방화 사건에서 법원이 치료명령을 함께 선고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본인이 방화벽이 있다고도 하고, 10년을 복역했는데도 또 불을 질렀다는 건, 형벌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출소 후에도 지속적인 보호관찰과 정신과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피의자 입장에서 보면, 감형요소가 될 만한 부분이 있을지도 궁금한데 만약 변호사님이, 이 피의자의 변호인이다, 하면 어떤 주장을 할 것 같으세요? 이 질문을 드리는 게, 이런 약점이 될 만한 부분을 잘 알아야, 검찰 측에서도 단단히 대비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 임흥준 : 변호인 입장에서 가장 먼저 꺼낼 카드는 심신미약 주장입니다. "불을 보면 충동을 참지 못한다"는 진술 자체가 충동 조절 장애, 즉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는 걸 시사하거든요. 정신감정을 신청해서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백과 반성을 강조해야 하겠습니다. 어쨌든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기 때문에, 다량의 반성문의 작성과 제출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피해 규모에 대한 인과관계 다툼입니다. 산불이 이렇게까지 크게 번진 건 당시 초속 20미터의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 때문이기도 하다, 즉 자연환경적 요인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고성 산불 관련 판결에서도 법원이 자연환경적 요인을 피해 확산의 원인으로 인정한 사례도 있긴 합니다.

◇ 이원화 : 다시 이런 범행을 저지르면 안 되겠다, 마음먹기에 10년이 부족했던 건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변호사님은 어떠세요?

◆ 임흥준 : 일단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불특정 다수를 위협하는 방화 범죄에 대해 테러에 준하는 수준으로 처벌합니다. 종신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외국처럼 무조건 강하게 처벌하면 다 해결되느냐,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 씨의 경우를 보면, 1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형을 살고도 출소 후 또 불을 질렀잖아요. 형량을 20년으로 늘린다고 해서, 출소 후 또 불을 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거죠. 결국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질문은, 형량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아니라 출소 후에도 이런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할 것이냐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형사 말고 민사도 좀 보겠습니다. 산불 진화 비용, 규모, 상상할 초월할 정도라고 들었는데, 문제는 이 가해자에게 소송을 걸고, 승소한다 해도, 이 사람이 돈이 없다, 이렇게 나오면 방법이 있습니까?

◆ 임흥준 : 일단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당연히 가능한 것이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산불 진화 비용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집행 가능성입니다. 판결로 배상액이 확정되더라도 상대방에게 재산이 없으면 강제집행이 어렵습니다. 이 경우 재산 명시 신청을 통해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하고, 채권 압류 등을 통해 급여나 예금 등을 압류할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재산이 실질적으로 없다면 현실적으로 회수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 이원화 : 10년 전에도 울산 동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당시 4억 2천인가, 배상액 확정됐다던데, 이 돈은 받았나 모르겠네요.

◆ 임흥준 : 일단 그 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 씨의 상황을 보면요. 10년 복역 후 출소한 사람이고, 출소 후에도 함양으로 이사해서 살고 있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재산이 있다는 정황이 없습니다. 4억 2천만 원이라는 금액은 일반 서민에게는 사실상 갚기 불가능한 수준이죠. 실제로 2017년 강릉 옥계 산불 사례를 보면, 가해자를 검거해서 형사 확정판결까지 받아냈는데도 강원도청이 구상권 청구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해자가 일반 개인인 이상 수억 원에 달하는 복구비용을 온전히 변제받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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