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강등, 日 투수는 '2이닝 8사사구'해도 선발 확정이라니…다저스가 말하는 '퀄리티'는 '이중잣대'인가

한휘 기자 2026. 3. 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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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4할 타자'도 타석에서의 '퀄리티' 문제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당하는 마당에, '볼질'만 하는 사사키 로키(LA 다저스)가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해도 괜찮은 걸까.

사사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전에 등판했으나 2이닝 66구 무피안타 8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부터 무너졌다. 첫 타자 잭 네토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이어 마이크 트라웃이 야수선택, 놀란 샤누엘의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뒤 호르헤 솔레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하고도 8구까지 끌려간 것이 패착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요안 몬카다를 상대로는 0-2를 먼저 잡았음에도 갑자기 제구가 무너져 9구 만에 또 밀어내기 볼넷을 주는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참지 못한 다저스 벤치는 로넌 콥을 올려 허겁지겁 수습에 나섰다.

콥이 조시 로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사사키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난 후에야 1회가 끝났다. 사사키는 시범경기 규정을 활용해 2회에 다시 등판했으나 첫 타자 네토에게 0-2 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공을 헌납하고, 트라웃까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나마 후속 타자들을 잘 잡아내며 불이 더 번지지는 않았다. 3회에는 몬카다만 볼넷으로 내보내고 세 타자를 잘 정리했다. 그러나 4회 애덤 프레이저에게 또 볼넷을 헌납한 뒤 끝내 벤 캐스패리우스와 교체돼 이날의 등판을 마쳤다. 캐스패리우스가 승계 주자를 불러들이며 사사키의 실점이 하나 늘었다.

이날 부진으로 사사키는 시범경기를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15.58(9⅔이닝 15실점) 9피안타 17사사구 14탈삼진으로 마쳤다. 이닝당 2개에 가까운 사사구를 헌납할 만큼 영점이 완전히 엇나가 있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사사키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으로 전환해 팀의 우승을 이끄는 '영웅'으로 거듭났다. 이에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금 의욕적으로 선발 전환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시범경기부터 부진이 심상치 않다. 2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1⅓이닝 3실점, 지난 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2이닝 4실점, 1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3⅓이닝 3실점 등 좀처럼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가 선발 투수 역할로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할 것임을 밝혔다. 구체적인 등판 일정도 나왔다. 28일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에 출격한다. 이번 에인절스전이 애리조나전을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였으나 평가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사사키의 로스터 진입은 김혜성의 사례와 극적으로 대비된다. 김혜성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차출 기간에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음에도 다저스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며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 OPS 0.967로 펄펄 날았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김혜성을 트리플A로 내리고 알렉스 프릴랜드를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했다. 올해 시범경기 타율 0.111(45타수 5안타) OPS 0.522라는 부진에도 '4할 타자' 김혜성을 밀어낸 것이다.

다저스가 프릴랜드를 택한 이유는 타석의 '퀄리티'였다. 김혜성은 11개의 안타 중 장타는 홈런 하나가 전부였고, 볼넷 1개를 얻는 동안 8번의 삼진을 허용하는 등 세부 지표에서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노출했다.

반면 프릴랜드는 5개의 안타 중 3개가 장타였고, 볼넷(13개)이 삼진(11개)보다 많을 정도로 출루에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빅리그 수준의 공을 상대하기 위한 '퀄리티'는 프릴랜드가 더 낫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같은 논리라면 사사키가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선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저스는 지난 23일 사사키의 선발진 진입을 공언했다. 이번 에인절스전은 고려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앞선 3번의 등판도 망친 사사키다.

당시 기준으로 봐도 6⅔이닝을 던지며 볼넷과 피안타가 각 9개에 피홈런도 2개나 내줬다. 헌납한 실점만 10점이다. 18일 캔자스시티전에서는 71구를 던지고도 3⅓이닝만 간신히 커버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물론 구속은 최고 시속 99마일(약 159.3km)까지 나올 만큼 구위는 좋았다. 삼진도 10개나 솎아냈다. 하지만 제구가 이리도 불안하면 구위도 의미가 없다. 사사키는 선발 투수다.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성급하게 사사키를 선발진의 한 축으로 낙점한 다저스다. '퀄리티'를 이유로 강등해 버린 김혜성에 대한 처우와 너무나도 비교된다. 이것이 '오판'이라는 것이 이번 에인절스전 부진을 통해 드러났다. 다저스가 말하는 '퀄리티'의 개념에 의문부호가 붙는 시점이다.

현지 팬들의 반응도 냉정하다. 이날 사사키가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이자 "실험은 끝났다. 불펜이나 마이너리그로 강등해야 한다", "선발 보직을 준 것이 실수" 등의 반응이 SNS에서 나왔다. "김혜성이 어리둥절하겠네"라는 비판도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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