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의 전쟁’ 뚫느냐, 막느냐...GS칼텍스-흥국생명 단판 승부
막강 화력 vs 조직 배구, 승부는 실바에 달렸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실바의 전쟁, 누가 웃을까.
프로배구 V리그 ‘봄배구’의 문을 여는 여자부 준플레이오프(준PO)는 ‘실바의 전쟁’이다.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3위 GS칼텍스와 4위 흥국생명의 준PO는 여자부 최초로 성사된 준플레이오프다. 동시에 단 한 경기로 시즌의 명운이 갈리는 단두대 승부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승점 57, 19승17패로 같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선 GS칼텍스가 3위를 차지해 홈 코트 이점을 얻었다. 장충체육관 맞대결에서 GS칼텍스가 3전 전승을 기록했다는 점은 중요한 변수다. 다만 세 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이었다. GS칼텍스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기는 무리다.
GS칼텍스는 색깔이 분명하다. 공격의 시작과 끝이 모두 실바로 향한다. 실바는 올 시즌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1083득점을 기록했다. 여자부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남녀부를 통틀어 3년 연속 1000득점을 돌파한 최초 기록을 세웠다.
공격 성공률 47.3%대로 월등하다. 득점과 공격 부문 모두 1위다. 실바는 ‘막기 어려운 선수’를 넘어 ‘막기 거의 불가능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판 승부에서는 공격의 집중이 더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정규리그에서는 공격 분배와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는 다르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만큼, 가장 확실한 선택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GS칼텍스는 실바에게 공을 몰아줄 것이 틀림없다. 공격 점유율이 평소보다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공격점유율이 50%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실바에게 얼마나 좋은 조건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느냐가 승부의 핵심이다.
실바의 공격 데이터를 보면 해답은 더욱 분명해진다. 퀵오픈 공격은 무려 54.16%라는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후위공격 역시 47.15%로 전체 2위였다. 반면 오픈 공격은 38.26%다. 자신의 시즌 평균 공격 성공률보다 9%이상 낮다. 이는 리시브와 직결되는 문제다. 리시브가 흔들릴 경우 세터의 선택지가 제한된다. 그냥 실바만 보고 높이 올려줘야 한다. 아무리 실바라도 상대 블로킹이 몰리는 오픈 공격은 막힐 수밖에 없다.
따라서 GS칼텍스의 첫 번째 과제는 리시브 안정이다. 한수진과 유서연, 도코쿠 레이나(등록명 레이나)로 이어지는 리시브 라인이 버텨야 한다. 안정된 리시브가 확보돼야 세터 김지원과 안혜진이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설계할 수 있고, 실바의 파괴력도 극대화된다. 미들블로커의 속공과 측면 공격 역시 함께 살아나야 실바의 부담이 줄어든다.
흥국생명의 전략은 정반대다. 목표는 단 하나다. 실바를 최대한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강한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고, 블로킹 라인을 집중해 공격 루트를 제한해야 한다. 실바가 오픈 공격을 많이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흥국생명은 실바를 완전히 막기보다는 효율을 떨어뜨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격 성공률을 몇 퍼센트라도 낮추는 것이 승리 확률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흥국생명은 GS칼텍스와 달리 특정 선수 의존도가 낮다.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이 있지만, 실바처럼 공격적으로 압도적인 파괴력을 자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특히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 단판 승부에서 ‘레베카 해줘’ 전략을 쓰기 어렵다.
대신 흥국생명은 조직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특히 중앙 공격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다현과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가 이끄는 속공은 시도 횟수와 성공률 모두 최상위권이다. 중앙에서 상대 블로킹을 흔들어주면, 자연스럽게 측면 공격수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공격할 수 있다. 실바에게 집중되는 GS칼텍스의 공격 패턴과 대비되는 균형 잡힌 공격을 보여줘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경기 흐름이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이 밀리는 경기에서도 끈질긴 수비와 조직력으로 승리를 만들어낸 경험이 많다. 경기가 길어지고 랠리가 늘어날수록 강점을 발휘하는 팀이다. 난전으로 끌고 갈수록 유리하다.
반면 GS칼텍스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짧고 강하게 끝내야 한다. 실바의 결정력을 앞세워 흐름을 가져와야 한다. 상대가 조직력을 발휘하기 전에 승부를 끊어야 한다. 실바가 뚫으면 GS칼텍스가 웃고, 막히면 흥국생명이 살아남는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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