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잃은 외로움에 동물원 탈출 ‘얼룩말 세로’ 그림 여친 생겼다

박병국 2026. 3. 24. 11: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예전에 비해 앉아 쉬거나 모래 목욕을 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됐다는 신호죠. '세로'는 지금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스타 얼룩말' 세로(사진). 3년 전 이맘때인 2023년 3월 23일, 울타리를 탈출해 도심 도로를 활보했던 바로 그 얼룩말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년전 어린이대공원 탈주 도심 활보
방사장 벽화 제작…심리적 안정찾아

“예전에 비해 앉아 쉬거나 모래 목욕을 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됐다는 신호죠. ‘세로’는 지금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스타 얼룩말’ 세로(사진). 3년 전 이맘때인 2023년 3월 23일, 울타리를 탈출해 도심 도로를 활보했던 바로 그 얼룩말이다. 당시 ‘일탈’의 주요 원인으로 ‘외로움’이 꼽히면서 세로는 이후 여자친구들을 맞이했지만, 행복은 짧았다. 1년도 채 안 돼 폐사 등의 이유로 짝들을 차례로 떠나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다시 홀로 남겨졌지만 다행히 세로는 큰 탈 없이 안정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세로가 평온을 되찾은 데에는 방사장 벽에 그려진 ‘얼룩말 친구들’의 역할이 컸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어린이대공원 측은 지난해 4월 세종대 미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방사장 벽면에 다양한 얼룩말의 모습을 담았다. 연못에서 물을 마시는 한 쌍, 초원을 뛰노는 가족, 엉덩이 모습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방사장에 벽화를 그려주는 것이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식동물이 눕거나 앉는 것은 천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낄 때만 보이는 행동”이라며 “세로가 예전보다 자주 앉아 있거나 모래 위를 뒹구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어린이대공원은 6일 세로의 모래 목욕 장면 등이 담긴 이모티콘 ‘말과 친구들’을 무료 배포하며 건강한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인접한 방사장에서 서식하는 같은 초식동물인 과나코와 교류도 세로가 안정을 찾는 데 한몫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초식동물의 무리 생활 습성을 고려해 방사장 사이 철문을 개방, 세로가 과나코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게 조치했다.

세로의 인생은 유독 굴곡이 많았다. 2019년 태어나 부모와 지내던 세로는 2021년 엄마 ‘루루’, 2022년 아빠 ‘가로’를 차례로 잃었다. 홀로 남겨진 슬픔을 이기지 못한 세로는 결국 3년 전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했다가 3시간 만에 생포됐다.

이후 외로움을 달래줄 ‘여친’들이 찾아왔다. 2023년 6월 광주 우치공원에서 온 ‘코코’는 세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합사 4개월 만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어 2024년 11월 청주동물원에서 온 ‘향미’가 두 번째 짝이 됐지만, 향미는 얼룩말이 아닌 ‘미니말’이었다. 종(種)이 달라 처음부터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향미의 번식기가 다가오면서 둘은 결국 지난해 3월 다시 헤어졌다.

세로는 2029년 어린이대공원 재조성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청주동물원에서 올 새로운 암컷 얼룩말과 ‘진짜 가족’을 이룰 예정이다. 다만 세로의 ‘시련’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합사의 조건이 중성화이기 때문이다. 중성화는 공격성을 줄이고 추가적인 번식을 막기 위한 것이다. 중성화는 세로의 고환을 제거하는 ‘거세’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로의 수술 방법에는 중성화 수술과 함게 정관수술도 검토됐으나, 공격성을 없애는 효과가 있는 중성화 수술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국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