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시장 “경기도는 상생의 파트너여야”…지역 4대 현안 해결 촉구 ‘긴급 회견’

유제원·김태훈 2026. 3. 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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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지정 지연에 “신청권자인 경기도가 직접 앞장서야”
백석 청사 이전 4차례 반려에 “방관행정 멈추고 공정 심사하라”
K-컬처밸리 재개·민관협의체 공개 제안…도비 보조율 현실화도 압박
“고양시를 종속의 대상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 대하라” 경기도에 직격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24일 오전 고양시청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에 고양시 4대 현안 관련 신속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24일 오전 고양시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양시 4대 현안과 관련한 경기도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모두발언부터 경기도를 향해 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와줄 수 없으면 비켜서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경제자유구역과 청사 이전, K-컬처밸리, 도비 보조율 문제를 조목조목 꺼내 들며 고양시의 답답한 처지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경기도를 향해 고양시를 "종속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 대하라고 요구하며 108만 시민과 함께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규제 3중고 꺼내며 "고양시 성장 가로막혀"

이 시장은 회견 서두에서 고양시의 구조적 한계를 먼저 꺼냈다. 고양시 상당 면적이 그린벨트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고, 전 지역이 과밀억제권역에 묶여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지난 50년은 성장의 시간이 아니라 희생의 시간이었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남부가 반도체 벨트와 대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동안 경기 북부와 고양시는 공정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손 놓고 있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제자유구역 추진, K-컬처밸리와 대형 공연 유치, 약 4천700억 원의 국·도비 확보, 신청사 신축 대신 이전 추진 등 자구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왔지만, 정작 경기도가 명분 없는 반려와 지연으로 고양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도지사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고, 직접 도청을 찾으려 했으나 김동연 지사가 지난 20일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으로 직무를 내려놓은 상태였다고 공개했다.

◇ "경제자유구역은 경기도가 신청 주체…이제는 앞에 서야"

이 시장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은 것은 경제자유구역(경자구역)이었다. 그는 "네 가지 모두 시급하지만, 고양시가 다시 살아날 기회를 갖는 것이 사실상 경자구역"이라고 말했다.

시는 후보지 선정 당시 1천594만 평 규모를 구상했으나 경기도 지정 과정에서 807만 평으로 조정됐고, 이후 산업부 자문 의견을 반영해 최종 신청 면적을 293만 평까지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 수요를 계획 면적 대비 68% 수준으로 확보했고, 총사업비 7조 원의 자금 조달 계획까지 세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경기도는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 신청 주체"라고 못 박았다. 신청권이 고양시에 있었다면 이미 2년 전에 신청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경기도가 산업부와의 협의를 주도적으로 매듭짓고, 지정 이후 기반시설 조성과 기업 유치를 위한 실질적 재정 지원책까지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고양시의 산업 구조 전환과 경기북부 균형발전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 백석 이전 4차례 제동…"4천300억 대신 330억 선택한 것"

시청사 이전 문제를 두고는 경기도의 투자심사 반복 반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신청사 신축에 4천300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약 330억 원으로 가능한 백석 이전을 선택한 것은 재정건전성을 고려한 합리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보다 투자심사 취지에 부합하는 사업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경기도가 이를 네 차례나 재검토·반려한 것은 치열한 현안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방관행정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고양시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기준 32.27%로 전국 평균의 약 75% 수준에 불과하고,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와 감사원 공익감사에서도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주민 소통 부족이 반려 사유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시의회와의 소통 조례안 추진, 동별 간담회 등 나름의 소통 노력을 이어왔으며 여론조사에서 시민 58.6%가 백석 이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수천억 원의 혈세를 아끼겠다는 결단이 경기도의 소극 행정에 막혀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 10개월 더 밀린 K-컬처밸리… "더 이상 밀실행정 안 돼"

K-컬처밸리 문제에선 강한 실망감이 묻어났다. 이 시장은 2016년 착수 이후 10년 가까이 표류해온 사업인데다, 도지사가 약속한 공사 재개 시점마저 다시 10개월 늦춰진 상황을 거론하며 "10년을 기다려온 시민에게 더 이상의 지연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내 사업자와의 기본협약을 반드시 마무리하고, 안전점검 절차와 별개로 행정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공사 재개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지원시설 조성 시 경기도와 고양시의 재정 부담이 1천억 원 안팎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 공사 중 야외공연장 운영 시 고양종합운동장 공연 수요와 세외수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시장은 K-컬처밸리의 혜택과 피해가 모두 고양시민에게 집중되는 만큼 고양시의 주도권 확보와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고양시민·고양시의회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다시 제안하며 공개행정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야외공연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양종합운동장이 3만 명 이상 수용 대형공연 중심인 반면 야외공연장은 규모가 달라 직접적인 수요 잠식은 제한적일 수 있고, 오히려 공연 규모에 따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 "정책은 경기도가 내고, 돈은 고양시가 내"

도비 보조율 문제는 이날 회견에서 가장 생활밀착형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기준보조율이 30%인데 고양시는 10%가 추가 삭감돼 실제 20%만 지원받고 있다"면서 "더 지원받아야 할 도시가 오히려 더 적게 받는 역차별"이라고 했다. 특히 국·도비 보조사업 비중이 고양시 예산의 57.6%까지 급증한 반면, 도비 보조 비율은 오히려 4.14%에서 3.73%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노인돌봄과 장애인 복지, 장기요양, 직업재활시설 등 필수 복지 분야에서도 도비 부담률이 10~17% 수준에 그치고, 600억 원 규모 버스 준공영제 역시 도비는 30%인 18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마을버스에 들어가는 약 200억 원은 고양시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정책은 경기도가 내고, 돈은 고양시가 낸다"고 비판하면서 기준보조율을 50%로 높이고, 고양시의 재정 여건과 사업 중요도를 반영한 차등보조율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오늘 촉구로 끝나지 않는다"…후속 대응도 예고

경기도가 면담 거부와 소극적 태도를 이어갈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그간 절차적으로 촉구해온 과정을 상기시키며,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다시 한번 분명히 요구한 뒤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광역지자체는 기초지자체의 발전을 돕는 조력자여야 한다"며 "경기도가 고양시를 종속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 함께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 청사 이전, K-컬처밸리, 도비 보조율 등 네 가지 현안은 제각기 성격이 다르지만, 이날 대회의실에서 관통한 메시지는 '고양시가 더는 기다리기만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유제원·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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