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없앴는데 디지털자산은 왜…野 과세 폐지 추진

유동현 2026. 3. 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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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 발의
주식·디지털자산 간 형평성 논란 확산
해외·DEX 등 과세 사각지대 발생 우려
재경부 “소득에 과세 원칙…논란 파악”

내년부터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양도차익에 과세가 시행되는 가운데 야당이 이를 폐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주식과 디지털자산 간 과세 체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은 형평성 논란을 인지하고 있지만 소득 있는 곳에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4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5일 ‘가상자산 과세제도 개선 관련 가상자산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제상 디지털자산 성격과 거래유형별 과세 기준, 해외 거래소 적용 등 과세 체계 전반과 쟁점을 논의한다.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이 모두 참석하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의원들도 이날 한자리에 모인다.

국민의힘은 19일 송 원내대표가 디지털자산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법안 추진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야당은 주식과 디지털자산 간 과세 형평성 문제에 공감대를 모아 법안을 마련했다.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학계와 업계를 중심으로 주식과 디지털자산 과세 체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돼 왔다.

국내주식 개인 투자자는 현재 대주주가 아니라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수수료 개념인 증권거래세(0.15%)만 내고 있다. 주식을 사고팔아 얻은 소득이 5000만원 이상일 경우 22%~27.5% 과세를 적용하려 했던 금투세는 폐지된 실정이다. 이자나 배당에 붙는 배당소득세나 증권거래세를 제외하면 사실상 양도·대여 차익에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디지털자산 양도차익에만 과세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을 ‘증권(Security)’이 아닌 ‘디지털 상품(Commodity)’이라 분류하기로 유권해석을 내린 점도 법안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디지털자산을 유형에 따라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Collectibles) ▷디지털 도구(Tools)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Securities) 등 5가지로 나눴다. 주식, 채권 등 기존 증권이 토큰화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디지털자산은 상품이라 결론 냈다. 디지털자산이 상품으로 분류된 만큼 시행을 앞둔 기존 과세 체계 역시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인 과세체계가 결국 가상자산 시장의 혼란과 형평성 문제를 낳고 있다”며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가상자산에 대한 불합리한 과세체계를 정상화하고, 1300만명에 이르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은 디지털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내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 하는 디지털자산에 과세한다. 연간 250만원 기본 공제를 적용하고, 250만원 초과 소득에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더해 22% 세율을 매긴다. 당초 소득세법은 2022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과세 체계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연기된 후 내년 본격 시행을 앞뒀다.

디지털자산은 주식과 유사한 목적으로 거래되지만 ‘물리적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간주된다. 무형자산의 대여나 양도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현행 과세 기준(250만원 공제·22% 세율)이 적용됐다. 무형자산은 저작권, 영업권, 점포임차권 등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할 수 있는 비화폐성 자산이다. 일시적·우발적 성격이 강한 자산으로 계속적·반복적으로 거래하는 디지털자산과 성격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등록되면서 기타소득으로 과세가 적용됐는데 이는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며 “금융자산의 범위가 계약을 전제로 하고 있어 가상자산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있지만, 범위를 개선해 (가상자산도)금융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인과 주식을 투자하는 동기가 동일해서 두 시장 간 항상 이동이 가능한데 가상자산에만 과세가 적용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간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거란 우려도 있다. 현재 ‘가상자산 통합분석 시스템’ 구축 계획을 토대로 보면, 내년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국내 원화거래소 계좌가 주된 과세 대상이 될 걸로 예상된다.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거래 내역에도 적용하기 위해 국제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도입할 계획이지만 각 국가별 참여 강제성이 없는 만큼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 개인 지갑이나 DEX(탈중앙화거래소) 플랫폼에서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등으로 수익을 내더라도 자발적인 신고 없이는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오 학회장은 “과세가 시작되면 빠져나갈 방법을 찾게 될텐데 이에 대한 국세청의 대책이 없다면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와 이탈한 투자자 간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우려했다.

구체적인 과세 범주도 불분명하다. 디지털자산에서 널리 활용되는 스테이킹으로 발생한 수익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디지털자산 간 교환하는 스왑 형태도 포함되는지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상 발생하는 다양한 수익 형태 사례도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 미국은 채굴, 스테이킹, 에어드롭 등으로 인한 디지털자산 취득 시 소득세를 부과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매각 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에 따라 과세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된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에 따라서 가상자산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자본 이득에 과세를 하지 않는다면 근로사업 소득과 형평성이 훼손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금투세가 시행되는 체계 하에서 가상자산 과세도 함께 추진을 했고 관련해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이미 가상자산 과세 관련 시스템은 어느 정도 마련된 상황”이라고 했다. 유동현·경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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