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공장에 관리할 사람이 없더라도 공장 운영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어제(23일) 오전 KAIST가 선보인 피지컬 AI 기반 100% 무인공장 플랫폼, '카이로스' 시연회에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많은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몰렸습니다. 그럼에도 로봇들은 제 할 일들을 묵묵히 수행했습니다.
공장 바닥에는 네모난 물류 로봇이 열을 맞춰 줄줄이 이동했으며, 천장에 달린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물류 로봇들은 파란색 캐리어를 하나씩 품에 안고 움직였습니다. 사람의 팔처럼 여러 개의 관절을 가진 협동 로봇들은 부드럽게 움직이며 제품들을 섬세하게 조립했습니다.
물류 창고에서는 사람을 닮은 모습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돋보였습니다. 조금은 느리지만 확실한 움직임으로 창고 정리를 스스로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장영재 KAIST 교수(오른쪽)와 만나 카이로스에 대한 설명을 듣는 취재진들
◆ 'K-다크팩토리'..해외 수출 가능할까?
사람 없이도 로봇들로만 작업이 진행되는 공장을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라고 합니다. 사람이 없으니 형광등과 같은 불을 켜지 않고 어두컴컴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KAIST가 내놓은 카이로스는 'K-다크 팩토리'의 새 문을 활짝 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통해 개발된 이번 시스템은 그간 독일과 미국 등 해외에 의존했던 공장 자동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카이로스에 사용된 센서부터 제어, 데이터 처리까지 모든 시스템은 100% 국내 기술로 구축돼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연구팀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공장 해외 수출'을 이야기했습니다. 독일 지멘스(Siemens), 일본 파낙(FANUC), 야스카와(Yaskawa) 등과 경쟁 가능한 피지컬 AI 기반 다크팩토리 솔루션을 만들어 반드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겁니다.
TJB 취재진은 궁금한 점을 카이로스 개발 핵심 연구진들에게 더 물었습니다.
TJB와 인터뷰를 진행한 연구진
▲ 황일회 / KAIST 창업기업 최고기술책임자와의 일문일답
- '카이로스'는 어떤 기술인가?
= 여러 가지 형태의 물류 로봇들이 있는데 이 로봇들을 하나의 언어로, 하나의 관제 솔루션이 제어할 수 있는 것을 기반으로 해. 생산과 물류를 AI로 엮어서 그때그때 지능적인 판단을 유기적으로 하고 모든 설비를 제어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을 사용해.
- 이번 기술의 핵심은?
= 기술의 핵심은 'AI 에이전트'라고 생각. AI 에이전트가 좁은 지역에서 로봇들이 움직일 때 교착을 풀어주는 것부터 해서 미시적인 레벨부터 전체 생산과 물류가 연결될 때 어떤 시나리오로 서로 협업해야 되는지까지 결정을 해. 그러한 결정들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발화화면서 상황도 확인할 수 있고 지시도 내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AI 에이전트가 엮어서 운영을 하고 있어.
100% 무인공장 플랫폼 '카이로스' 운영 모습을 담은 화면
- 구현이 어려운 기술인가?
= '알파고' 이후 10년 동안 실제 상용 공장에서 쓸 수 있는 것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쭉 진행했어. 그 결과 로봇들을 하나의 언어로 묶는 작업부터 해서 여러 가지 엔지니어링들이 많이 들어가게 돼. 세계 최초로 이런 여러 가지 설비를 하나의 언어로 묵는 동시에 이걸 전체 AI로 묶는 그런 작업들을 진행하게 된 것.
- 로봇들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게 되는 건가?
= 지금까지는 공장들이 단위 설비를 중심으로 많이 만들어져. 이 단위 설비는 사람으로 치면 장기들이야. 장기들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사람이 움직이려면 장기들을 연결하는 신경과 혈관의 흐름도 매우 중요해. 그런 것들을 유기적으로 움직이게끔 하지 않으면 결국 공장이 잘 돌아가지 못한다고 할 수 있어.
- 공장에 로봇이 많은데 안전 관리 시스템도 있나?
= 로봇들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작업자 안전도 굉장히 중요해져. 간혹 작업자가 공장에 들어갔을 때 여러 가지 안전 규칙들을 준수할 수 있도록 안전 규칙 준수 사항들을 AI가 자연어로 롤을 입력하는 방식을 적용.
예를 들어 안전모 미착용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들을 내가 자연어 발화하듯 세팅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핵심. 거기에 더해 그 안전 수칙을 위반했을 때 설비의 제어까지 연결되는 것까지가 추구하는 방향.
TJB와 인터뷰를 진행한 장영재 KAIST 교수
▲ 장영재 /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와의 일문일답
- 기술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 이번 기술의 핵심은 공장의 OS라고 할 수 있어. 다크 팩토리, 즉, 공장 안에 사람이 없고 사람은 인공지능과 함께 로봇에 명령을 내리고 로봇이 공장 안에서 운영을 하는 시스템. 그만큼 공장 안에 있는 수많은 로봇을 함께 협업하도록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체계와 OS가 필요해.
이미 OS 전쟁은 시작된 상황. 독일과 일본은 지금 먼저 앞서 나가고 있어. 비록 우리는 늦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장의 체계, OS를 개발하고 그 OS에 인공지능이 함께 일을 하는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
- 100% 국산 기술 사용의 의미는?
= 우선 공장의 인공지능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 공장은 데이터의 체계가 굉장히 중요. 그러려면 데이터를 뽑는 센서와 센서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 그리고 인공지능, 두뇌, 행동하게 하는 모터를 움직이는 제어기. 이런 체계가 구성돼야 해.
만약 지금처럼 일본의 센서, 독일의 인공지능, 미국의 일하는 로봇. 이렇게 구성됐다면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이 불가능해.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번에 협업을 할 때는 어떤 체계를 가지고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 것인가까지 다 기획을 하고 설계를 해서 체계를 완성했어.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기업들로 운영된다는 의미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체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
- 'K-다크 팩토리' 해외 수출 가능한가?
= 엄밀하게 말하면 아직 다크 팩토리 체계를 100% 구축한 곳은 없어.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체계가 가능하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부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일단 조금이라도 먼저 보여줘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었어.
사실 이걸 하기 전에는 '이게 과연 가능할까'하면서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이게 지금은 '가능하다'. 그리고 이번 시스템은 100% KAIST에서 우리 기술로 만들게 되면서 대한민국 기업들이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이걸 기반으로 앞으로 전체적인 하나의 다크 팩토리 체계를 만들어가고 수출 산업으로 이어갈 계획.
- 상용화나 수출은 언제쯤 가능할까?
= 지금 일부는 진행할 수 있지만 완벽한 다크 팩토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인공지능을 더 고도화해야 해. 아직 이번 인공지능은 '신입사원'이라고 할 수 있어. 신입사원이기에 더 가르칠 것이 많은 상황.
그렇지만 가능성을 봤고, 또 전체 이 테스트 베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양은 일반 자동차 조립 공장의 70%까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 이정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체계를 갖춘 곳은 아직 거의 없어. 빨리 이 경쟁에서 선점을 하고 앞으로는 2~3년 안에는 이런 체계가 수출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