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1000원 빵’ 뒤집어보니 중국산… “품질 불안” vs “가성비”
유통기한이 최장 6개월인 1000원짜리 중국산 빵,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23일 오후 4시쯤 서울 동작구의 한 수퍼마켓. ’10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 아래 롤케이크, 카스테라, 크림빵 등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판매대에는 ’아침에 구운 빵‘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포장지를 뒤집자 ’원산지: 중국”이라는 표기가 눈에 들어왔다. 봉지 안에는 습기 제거용 방부제 봉투가 함께 들어 있었고, 유통기한은 6개월 뒤로 적혀 있었다.
빵을 고르던 취업 준비생 김모(25)씨는 한참을 들여다보다 제품을 내려놨다. 그는 “아침에 구운 빵이라는데 유통기한이 이렇게 길 수 있나 싶었다”며 “국내산 빵은 길어도 며칠이면 상하는 데 중국산 빵은 몇 달씩 간다고 하니 먹어도 되는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중국산 빵, 유통기한 6개월… “국내산과 구분 어려워”
최근 1000원 빵집으로 불리는 저가형 제과점을 중심으로 중국산 빵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가격은 1000원으로 동일하지만, 유통기한은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산 빵이 보통 일주일 안팎인 반면, 중국산은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6개월에 달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1000원 빵집은 그동안 ‘당일 생산·당일 판매’ 구조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성장해 왔다. 국내산 빵의 공장 출고가는 600~700원 수준이고, 물류비 등을 포함한 점포 매입가는 700~800원가량이다. 점주들은 빵 1개당 200~300원 남짓의 이윤을 남기는 대신 판매량으로 수익을 내는 ‘박리다매’ 전략을 유지해 왔다.
서울 중구에서 1000원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국내산 빵은 당일 판매되지 않은 물량을 제조사에 반품하는 구조라 신선도나 재고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에 최근 유통기한이 긴 중국산 빵이 대거 유입되면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유통기한이 지나치게 길다”며 방부제 과다 사용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 점주들은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친 제품인 만큼 안전성은 검증됐다는 것이다.
중국산 빵은 외관상 국내산과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도 논란이다.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서울 시내 저가형 빵집과 무인가게 등 5곳을 확인한 결과, 4곳에서 중국산 빵이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모두 1000원으로 동일했다.
포장지 전면에는 한글 문구가 크게 적혀 있어 소비자들이 국산으로 오인하기 쉬웠다. 반면 원산지와 제조원 정보는 뒷면에 상대적으로 작게 표시돼 있다.

◇서울시 ‘보존료 기준’ 집중 점검
소비자들은 긴 유통기한과 원산지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대학생 김모(20)씨는 “중국산 식품은 신뢰가 낮은 편이라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부터 걱정된다”며 “상품 뒷면의 원산지를 일일이 확인한 뒤 산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중국산 빵도 정식 수입업체를 통해 납품된 만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일부 제품에는 국내 보험사의 1억원 규모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가입 마크가 부착돼 있기도 했다. 제조물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동작구에서 1000원 빵집을 운영하는 B씨는 “안전성 검증이 돼 있으니 보험 가입도 가능했던 것 아니겠느냐”며 “중국산 제품만 유독 불안하게 보는 시선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실제 1000원 빵집 매장에는 일본에서 수입한 빵도 있었다. 중국산 제품과 마찬가지로 포장 안에 방습제가 포함돼 있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빵 도입 배경으로 ‘다품종 전략’을 꼽는다. 제품 종류를 늘려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점주들은 “국산과 수입산 모두 매입 가격이 비슷해 이윤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점주 B씨는 “중국산 빵이나 국산 빵이나 매입 가격이 거의 같아 이윤이 더 남지는 않는다”며 “맛과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진열하는 것”이라고 했다.
관계 당국은 점검에 나섰다. 서울시는 오는 27일까지 수입산 저가 빵 약 700여 개를 수거해 보존료 기준 준수 여부 등을 검사할 계획이다. 프로피온산, 프로피온산나트륨 등 주요 보존료가 허용 기준을 초과했는지와 사용이 금지된 타르색소 사용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기준을 위반한 제품은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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