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자산·7조 수주' 한신공영, 왜 '저PBR'로 분류됐나

이승연 기자 2026. 3. 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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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대비 낮은 주가…코스피 최저 수준 PBR 기록
PF 부담·업황 불확실성 겹치며 저평가 배경 부각
[출처= 구글]

한신공영이 8000억원대 자본과 7조원대 수주잔고를 보유하고도 코스피 최저 수준의 PBR에 머물면서 시장 평가의 괴리가 드러나고 있다. 장부가치 대비 낮은 주가로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단순 저평가보다 PF 보증 부담과 업황 불확실성 등 건설업 특유의 리스크가 더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PBR 0.11배로 코스피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PBR은 현재 주가가 회사 장부가치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배 미만이면 장부가보다 낮은 평가를 의미한다. 통상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되는 구간으로, 정부와 거래소는 하반기부터 이 같은 저PBR 기업 명단을 공개하고 종목명에 태그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할 방침이다.

◆자산·수주 곳간 두터운데 시장 평가는 '바닥권'

한신공영의 외형만 놓고 보면 저평가 배경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 회사의 2025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8415억원, 투자부동산은 5096억원이다. 여기에 건축 5조4401억원, 토목 1조4662억원, 자체사업 4907억원 등 총 7조3970억원의 수주잔고를 쌓고 있다. 자산 규모와 향후 일감만 보면 중견 건설사 가운데서도 체력이 크게 뒤처지는 회사로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주가가 장부가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시장이 자산보다 리스크를 먼저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은 부동산 경기와 금리, 분양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성과 현금흐름 변동성이 큰 업종이다. 장부상 자산이 많아도 실제 사업장에서 미분양이나 공사 지연, 자금 회수 차질이 발생하면 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결국 숫자상 자산이 충분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기업가치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신공영의 재무 구조도 이런 평가와 맞물린다. 회사의 타인 제공 지급보증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2조6733억원이다. 전년 3조2918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자본총계와 비교하면 부담이 가볍다고 보기 어렵고, PF 사업 특성상 사업장 상황에 따라 보증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시장이 장부가치보다 PF 관련 잠재 부담을 더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PF 부담·업황 불확실성…저평가 아닌 '할인 구조' 시각도

불경기가 장기간 짙어지면서 중견 건설사 전반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점도 한신공영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산과 수주잔고가 충분하더라도 공사대금 회수 지연, PF 책임 확대, 분양시장 부진 등이 겹치면 재무 안정성이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한신공영 역시 이런 업종 전반의 불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수주잔고 7조원대 역시 저평가 해소를 곧바로 담보하는 카드로 보긴 어렵다. 계약잔액에는 착공예정 공사 금액도 포함돼 있어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시점과 규모는 사업 진행 상황과 시장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주가 많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이를 곧바로 확정 실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적 흐름도 해석을 복잡하게 만든다. 한신공영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 늘었다. 외형은 축소됐는데 수익성은 개선된 셈이다. 다만 시장은 이를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보기보다, 사업 축소나 원가 구조 변화에 따른 일시적 효과인지 여부를 더 지켜보는 분위기다. 수익성 개선만으로 PF 부담과 업황 리스크를 상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한신공영의 저PBR은 자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산과 수주 기반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적용한 할인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자본총계 8415억원, 투자부동산 5096억원, 수주잔고 7조3970억원이라는 숫자만 보면 낮은 평가가 의문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PF 보증 부담과 분양·현금흐름 불확실성, 중견 건설사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겹쳐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의 저PBR 기업 공개 방침은 한신공영 같은 종목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단순히 저평가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왜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지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지 시장에 설명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PF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쌓아둔 수주잔고를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재무 안정성과 자본 효율성 개선이 확인돼야 저평가 논리가 실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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