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빗나간 인파…편의점의 씁쓸한 'BTS 특수'

이재아 기자 2026. 3. 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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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선 매출 최대 7배↑...다른쪽선 '재고 폭탄'
입지 따라 '특수 vs 재고 리스크' 상반된 결과
본사 지원 확대 불구 가맹점 '폐기 부담' 여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앨범 발매 기념 무료 공연이 열린 서울 광화문 일대 편의점 업계가 '특수'와 '재고 리스크'라는 상반된 결과를 동시에 받아들었다. [출처=연합]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앨범 발매 기념 무료 공연이 열린 서울 광화문 일대 편의점 업계가 '특수'와 '재고 리스크'라는 상반된 결과를 동시에 받아들었다. 공연 당일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예상보다 적은 방문객과 통제된 동선으로 인해 일부 점포는 대량 재고 부담에 직면하며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무료 공연이 열렸던 지난 21일 주요 편의점 브랜드의 광화문 인근 점포 매출은 전주 대비 평균 2~3배 증가했고 핵심 입지 점포는 최대 6~7배까지 치솟았다.

구체적으로 CU는 인근 10개 점포 매출이 전주 대비 270.9% 증가했고 핵심 3개 점포는 547.8% 급증했다. GS25 역시 인근 5개 점포 매출이 233.1% 늘었으며 일부 점포는 최대 378% 이상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광화문·명동 상권 40개 점포 매출이 전월 대비 117% 증가했고 주요 점포는 최대 7배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초 20만~30만명 수준으로 예측됐던 관람객이 실제로는 3만~4만명대에 그치면서 전체적인 수요 예측은 크게 빗나갔고, 상당수 점포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통신 3사(SKT·LG유플러스·KT) 접속자 수에 알뜰폰 이용자와 외국인 관람객 추정치를 합산해 도출한 소속사 하이브 측 추산치(10만4000명)라고 고객 수가 기존 추정치의 절반 이하였던 것이다.

◆"매출은 늘었지만"…입지 따라 엇갈린 성적표

공연 당일 편의점 매출은 분명한 상승세를 보였다. 김밥, 샌드위치, 생수 등 간편식과 함께 응원봉용 건전지, 보조배터리 같은 현장 필수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단기간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GS25 기준 건전지 매출은 3500% 이상 증가했고, 핫팩(5000% 이상), 보조배터리(2000% 이상) 등 현장 대응형 상품이 폭발적인 수요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공연장 인근 핵심 점포에 집중됐다. 보행 통제와 동선 제한으로 인해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점포들은 유동 인구 유입이 차단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운 상황을 겪었다. 같은 상권 내에서도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한 점포와 고객이 거의 없는 점포가 공존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대형 이벤트에서 흔히 나타나는 잠재 수요와 실제 소비 간 괴리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수요 자체는 존재했지만 접근성 제약으로 인해 점포별 균등한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일부 점포에서는 '1+1', '덤 증정' 등 긴급 할인 행사로 재고 소진에 나섰지만, 유통기한이 1~2일에 불과한 상품 특성상 상당량은 폐기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출처=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1+1에도 안 팔려"…남은 재고 결국 폐기로

문제는 재고다. 편의점들은 대규모 인파를 예상하고 평소 대비 많게는 10배에서 100배까지 물량을 확대 발주했다. 특히 김밥, 주먹밥, 샌드위치 등 신선식품 비중을 크게 늘렸는데 실제 판매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대량의 재고가 남았다.

현재 일부 점포에서는 '1+1', '덤 증정' 등 긴급 할인 행사로 재고 소진에 나섰지만, 유통기한이 1~2일에 불과한 상품 특성상 상당량은 폐기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연 이후 사흘이 지난 시점에도 재고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되면서 해당 점포 점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편의점 본사들은 이번 사안을 예외적 상황으로 보고 폐기 비용을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하는 한편, 점포 간 상품 이동과 제조사 회수를 병행하고 있다. 생수·건전지·보조배터리 등 비식품 상품에 대해서는 반품도 지원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신선식품 폐기 비용을 전액 본사가 부담하는 한시적 조치를 시행했으며 가공식품은 인근 점포로 이동 판매하거나 제조사 단위 회수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구조적인 한계도 지적된다. 대형 행사 특성상 수요 예측 변동성이 크고 발주 결정 과정에서 가맹점의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회 손실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초과 재고는 불가피하지만 이번처럼 예측이 크게 빗나갈 경우 부담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 이벤트 대응을 위해 △통신 데이터 기반 실시간 인파 예측 고도화 △행사 당일 유동 인구 변화에 맞춘 탄력 발주 시스템 도입 △점포별 입지·동선 데이터를 반영한 차등 공급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가맹점 리스크 완화를 위해 본사의 사전 보전 기준을 명확히 하고, 폐기 지원 범위를 제도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례는 팬덤 기반 이벤트가 단기 매출 확대에는 효과적이지만 입지와 동선, 인파 관리 변수에 따라 성과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향후 보다 정교한 수요 예측과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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