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올봄 선택한 나라, 크로아티아

강석봉 기자 2026. 3. 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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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관광청 추천…올해 꼭 가봐야 할 3곳
“아드리아해 해안선은 이 나라의 시작일 뿐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폴란드 판의 커버. 표지는 프리모슈 지역의 전경을 담았다. 사진제공|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올해 4월,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영국판은 크로아티아 한 나라에만 20페이지를 쏟아부었다. 수도 자그레브(Zagreb)와 주황빛 지붕의 두브로브니크(Dubrovnik)는 누구나 안다. 이 특집기사를 통해 그 너머, 한국에는 아직 이름조차 낯선 아드리아해의 섬들을 하나씩 펼쳐 보인다. 유네스코 등재 전통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는 법, 인적 없는 섬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법, 2,300년 전 그리스인이 심은 포도로 빚은 와인을 마시는 법,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섬과 섬 사이를 건너는 법까지 — 특집이 제안하는 크로아티아는 19가지나 된다. 크로아티아관광청이 그중에서 올해 꼭 가봐야 할 세 곳을 골랐다.

석회암 벽과 대비를 이루며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주황색 기와는 점토를 구워 만드는 전통 제작 방식에서 비롯된 강렬한 색채미를 담고 있다. 사진제공|CNTB

크로아티아관광청 마르코 유르치치(Marko Jurčić) 한국 지사장의 말이 딱 맞아떨어진다. “두브로브니크와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입구에 불과합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죠.” 영화 촬영지가 된 섬, 2,300년 전 그리스인이 빚은 와인, 파도 소리 속에서 먹는 갓 잡은 생선까지. 지금 소개하는 세 곳은 모두 두브로브니크나 스플리트에서 페리를 더해 당일 또는 1박이면 닿는다.

창밖으로 보이는 비스 섬의 일부. 사진제공|CNTB

PLACE 1 비스 섬(Vis Island)…‘맘마미아!’ 촬영지, 아드리아해 마지막 청정 섬

▸ 추천 이유

2018년 영화 ‘맘마미아! 다시 한번’에서 주인공들이 노래하던 그 절벽, 그 에메랄드빛 바다가 바로 비스 섬이다. 크로아티아 본토에서 직선거리로 가장 먼 유인도이며, 1989년까지 유고슬라비아 해군 기지여서 외부인은 발조차 들일 수 없었다. 덕분에 달마티아(Dalmatia) 다른 섬에서 사라진 것들이 비스에는 고스란히 남았다. 낡은 석조 골목, 대를 이어 운영하는 가족 식당, 아침마다 어선이 드나드는 조용한 항구. 글로벌 여행사 인트레피드(Intrepid)가 비스를 2026년 ‘주목해야 할 10대 여행지’로 꼽은 이유다.

‘맘마미아! 다시 한번’의 포스터. 사진제공|CNTB

▸ 즐길거리

코미자(Komiža) 항구에 내리면 영화 속 장면이 눈앞에 겹쳐진다. 극 중 그리스 선술집은 알고 보면 랍스터 전문 레스토랑 야스토제라(Jastožera)이고, 주인공들이 노를 저으며 사랑에 빠지던 그 바다는 스티니바(Stiniva) 만이다.

영화 맘마미아 어게인에서 두 주인공이 노를 저으며 낭만적인 사랑에 빠졌던 스티니바 만. 사진제공|CNTB

양쪽 절벽이 입구를 감싸고 있어 보트로만 들어갈 수 있는 이 비밀 해변은 2016년 유럽 최고 해변에 뽑혔다. 인근 무인도 비셰보(Biševo)의 블루 케이브(Blue Cave)도 빼놓을 수 없다. 오전 11시에서 낮 12시 사이, 햇빛이 수면 아래 좁은 틈을 통과하는 짧은 순간에 동굴 전체가 신비로운 파란빛으로 물든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기지 않는 빛이다. 코미자에서 스피드보트로 30분 거리다.

신비로운 파란빛을 머금은 비셰보 섬의 블루 케이브. 사진제공|CNTB

▸ 먹거리

비스에서는 그날 아침 잡은 생선이 그날 점심 식탁에 오른다. 메뉴판 없이 그날 잡힌 것을 그대로 내놓는 식당도 흔하다. 놓치면 안 되는 한 가지는 달마티아 전통 요리 페카(peka)다. 문어나 양고기를 무쇠 뚜껑 아래 숯불로 수 시간 익히는 방식인데, 최소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 포도밭 한가운데 자리 잡은 와이너리 로키스(Roki‘s)에서는 비스 토종 화이트 와인 부그바(Vugava)를 한 잔 곁들여 식사를 마무리한다.

달궈진 종 모양의 철제 뚜껑 위로 숯을 덮어 식재료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려내는 크로아티아 전통 요리 페카. 사진제공|CNTB

▸ 가는 법

스플리트(Split) 항구에서 국영 여객선사 야드롤리니야(Jadrolinija) 카 페리로 약 2시간 20분, 편도 약 9유로. 고속 카타마란이면 1시간 20분으로 줄어든다. 비스 타운에서 코미자까지 버스 20분(약 3유로). 최소 2박 권장.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투명한 바다와 층층이 쌓인 해안 절벽이 조화를 이루는 천연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수영과 다이빙을 즐기는 여행객들. 사진제공|CNTB

PLACE 2 코르출라 섬(Korčula Island)…마르코 폴로의 고향, 고대 그리스 와인의 섬

▸ 추천 이유

코르출라 섬 남동쪽 끝 마을 룸바르다(Lumbarda)에는 지구상 이 땅에서만 자라는 포도가 있다. 그르크(Grk)라는 이 청포도는 2,300년 전 정착한 고대 그리스인이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1877년 한 농부가 밭을 갈다 돌판 하나를 파냈는데, 거기에는 당시 그리스인 200여 가구의 정착 기록이 새겨져 있었다. 이것이 유명한 ‘룸바르다 프세피스마(Lumbarda Psephisma)’ 비문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역시 이 와인을 ‘고대 그리스인의 와인을 맛보라(Sample wine of the ancient Greeks)’라는 제목으로 19가지 추천 목록에 넣었다.

고대 그리스인의 정착과 토지 배분을 기록한 프세피스마 비문과 그르크 와인. 사진제공|CNTB
유구한 역사 위에서 자란 포도로 빚은 그르크 와인. 사진제공|CNTB

▸ 즐길거리

룸바르다에는 10여 곳의 가족 와이너리가 문을 열고 있다. 포도밭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혹은 오래된 석조 셀러에서 시음이 시작된다. 달마티아식 생햄 프로슈토(pršut)에 현지 치즈까지 곁들이면 오후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마르코 폴로(Marco Polo)의 고향으로 전해지는 코르출라 타운은 ‘작은 두브로브니크’라 불릴 만큼 중세 성벽과 골목이 온전하다. 하루의 마무리는 성벽 위 탑 안에 들어선 칵테일 바 마시모(Cocktail Bar Massimo)에서 아드리아해 석양과 함께.

위대한 탐험가의 숨결이 느껴지는 마르코 폴로 생가와 그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기록한 마르코 폴로 박물관. 사진제공|CNTB

▸ 먹거리

17세기 저택 레시치-디미트리 팰리스(Lešić-Dimitri Palace) 안의 레스토랑 LD는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셰프 마르코 가이스키가 주방을 맡고 있다. 바다와 육지를 오가는 식재료에 그르크, 포시프(Pošip) 와인이 짝을 이룬다. 좀 더 토박이 분위기를 원한다면 1974년 개업 이후 3대째 이어온 코노바 아디오 마레(Konoba Adio Mare)로 가면 된다. 이 집 간판 메뉴 마카루니(makaruni)는 코르출라에서만 만드는 수제 파스타다. 낡은 나무 테이블, 흔들리는 촛불, 달마티아 골목 특유의 공기가 음식 값 이상을 돌려준다.

바닷바람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해 생선 가시 모양으로 정교하게 설계된 코르출라 구시가지의 고즈넉한 골목길. 사진제공|CNTB

▸ 가는 법

두브로브니크 항구에서 민간 여객선사 크릴로 카페탄 루카(Krilo Kapetan Luka) 카타마란으로 약 3시간. 코르출라 타운에서 룸바르다 와이너리 지구까지 자전거 30분 또는 택시 10분. 당일치기도 되지만 1박을 권한다.

엘라피티 제도 전경. 사진제공|CNTB

PLACE 3 엘라피티 제도(Elafiti Islands)…베컴 가족이 선택한 ‘차 없는 섬’

▸ 추천 이유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경적도 없다. 엘라피티 제도에서는 두 발과 올리브나무 그늘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17~18세기 두브로브니크 귀족들이 한여름 더위를 피해 찾던 군도이며, 최근에는 데이비드 베컴 가족의 휴가지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쉬운 섬 여행”이라고 썼다. 두브로브니크에서 페리로 30분이면 닿는다.

청정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 평온한 만이 조화를 이루는 파클레니 제도. 사진제공|CNTB

▸ 즐길거리

콜로체프(Koločep)에 내려 도네 첼로(Donje Čelo) 마을에서 고르네 첼로(Gornje Čelo)까지 3km 올리브 숲길을 걷는다. 중간중간 이름 없는 해변이 불쑥 나타나고, 파라솔 하나 없는 맑은 바다에 그냥 뛰어들면 그만이다. 로푸드(Lopud) 섬의 슈니(Šunj) 해변은 달마티아에서 보기 드문 모래사장이다. 수심이 얕아 아이와 함께 오는 여행자가 특히 반긴다. 시판(Šipan) 섬은 주민 476명에 올리브나무 30만 그루 — 1인당 올리브나무 밀도 세계 최고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콜로체프와 로푸드 그리고 시판 섬의 정취를 하루 만에 가장 편안하게 유람하며 둘러보는 현지 보트 투어. 사진제공|CNTB

▸ 먹거리

세 섬을 하루에 돌고 싶다면 현지 보트 투어가 가장 편하다. 1인당 약 42유로에 점심과 와인이 딸려 나온다. 시판 섬의 레스토랑 보와(BOWA)는 보트로만 닿는 비밀 만 안에 자리 잡았다. 갓 구운 생선에 달마티아 와인, 거기에 파도 소리까지. 예약은 필수다.

▸ 가는 법

두브로브니크 그루즈(Gruž) 항구에서 야드롤리니야 807번 여객선, 하루 4회 운항(일요일 2회). 왕복 5유로 남짓. 두브로브니크 관광을 오전에 마치고 오후 페리로 섬에 들어가 하룻밤 묵은 뒤 아침에 돌아오는 일정이 가장 좋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지닌 라스토보 섬. 사진제공|CNTB

떠나기 전에 알아두기

크로아티아는 한국인 무비자 입국 국가로 최대 90일 머물 수 있으며, 유로화를 쓴다. 한국 직항은 없고, 이스탄불·프랑크푸르트·도하 등을 거쳐 두브로브니크(DBV) 또는 자그레브(ZAG)로 들어간다. 달마티아 해안 여행의 최적기는 5~6월과 9~10월이다. 날씨, 바다 투명도, 인파, 비용 — 어느 쪽으로 따져도 한여름보다 낫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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